폭염에 쓰러지고, 사망하고…내주도 폭염 지속 ‘주의’
#1. 지난 29일 오후 7시49분께 양평군 양서면의 한 옥수수 밭에서 99세 할머니 A씨가 쓰러졌다. 주말 동안 폭염이 지속되자 A씨가 걱정돼 그의 집을 방문한 요양보호사 B씨(60대)가 이를 발견, 119와 112에 신고했지만 A씨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2. 같은 날 오후 4시54분께 안성시 대덕면의 한 밭에서도 80대 할아버지 C씨가 사망했다. 앞서 C씨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밭에 나갔는데, 한참이 지나도 귀가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그의 손자는 할아버지를 찾아 나섰다가 밭에서 숨져 있는 C씨를 발견했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경인지역에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기도와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6~29일 나흘 동안 발생한 경인지역 온열질환자는 46명이다.
첫 환자가 나온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누적 306명이 발생했다. 이 중 2명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이날 상황까지 모두 통계에 반영되면 온열질환자 공식 집계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지역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28분께 중구 중산동에서 무더위에 축구를 하던 30대 남성이 손·발저림에 이은 과호흡 증상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1시48분께 계양구 목상동에서도 자전거를 타던 60대 남성이 열탈진으로 그늘에 누워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온열질환자 급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다음 주 아침 기온은 24~27도, 낮 기온은 30~35도로 예보됐다.
다만 31일에는 경기 동부 등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인 비 소식이 있어 일시적으로는 기온이 내려가겠으나 이후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 무더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도심지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폭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엔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물을 충분히 마시고, 격렬한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해야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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