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메신저 메디TALK] 무지외반증 얕보다간 관절염·디스크 유발
무지외반증은 여름철에 환자 수가 급증한다. 여름엔 발을 노출하는 신발을 주로 신다 보니 발가락 모양이 남들에게 보여 신경이 쓰이는 데다, 샌들처럼 엄지발가락을 조이는 여름 신발이 무지외반증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여름에 많이 신는 샌들은 족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샌들은 보통 굽이 가늘고 평평하며 뒤축이 없어 우리 신체의 무게를 발 앞쪽 얇은 끈으로만 지탱도록 한다. 이는 앞볼에 과도한 무게와 압력이 실리게 한다. 특히 엄지발가락을 주로 압박하게 돼 발의 변형이 일어나기 쉽다. 굽이 없는 조리는 무지외반증 증상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지만, 바닥이 얇아 발바닥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뼈가 돌출되고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남성보다는 하이힐을 주로 신는 여성에게서 5~6배가량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선천성 무지외반증도 존재하는데, 평발인 경우에 무지외반증이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은 발가락이 휘는 정도에 비해 통증은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지외반증 자체로 발가락 관절의 관절염이나 다른 발가락의 변형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점차 걸음걸이가 비정상적으로 바뀌고 발목과 무릎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사실 발가락이 아파도 볼 좁은 신발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나 많이 걸어서라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이 있어도 발에 체중을 가하지 않으면 잘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따라서 서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발을 관찰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 있는지를 살펴보면 무지외반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볼이 넓은 신발이나 기능성 신발, 깔창 등을 이용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발가락으로 수건을 집는 운동을 하게 되면 무지외반증의 발생 및 진행을 더디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보조기나 약물 치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들 방법은 일시적 통증 감소를 위해 사용한다. 만약 휘어진 정도가 심하거나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이 초래된 경우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엄지발가락의 튀어나온 부위가 아프고 신발 신기가 불편한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절골술을 시행해 틀어진 발의 정렬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다. 양쪽 발 모두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면 환자의 상태와 수술 방법, 재활 치료 등을 고려해 양발을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수술해 치료한다. 수술 후 무지외반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수술 후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술 후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볼이 넓고 굽이 낮은 편한 신발을 착용하고 발가락의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족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슬리퍼나 샌들의 착용은 되도록 피하고 5㎝ 이하의 낮은 굽을 신는 것이 좋다. 발을 꽉 조이는 불편한 신발은 피해야 한다. 발가락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고, 족욕과 마사지로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족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발에 문제가 생기면 무릎과 허리 등 몸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평소 발 건강을 위해서는 일단 오랜 시간 서서 일할 경우 중간중간 스트레칭으로 발바닥과 종아리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급격한 체중 증가는 발에 엄청난 부담이 되니 체중 조절에도 유의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새 신발을 살 때에는 오후에 발이 약간 부어 있는 상태에서 신어보고 편한 신발을 고르는 것이 발 건강에 가장 좋다.
[김학준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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