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출전'모로코에 진 벨 감독"커리어 최악의 상황...韓여축 시스템 완전 바꿔야"[韓-모로코전 현장 일문일답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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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상황에서 이렇게 져본 적은 처음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변화하길 기대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예선 H조 2차전에서 모로코(FIFA 72위)에 0대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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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애들레이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중요한 상황에서 이렇게 져본 적은 처음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변화하길 기대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1시30분(한국시각)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예선 H조 2차전에서 모로코(FIFA 72위)에 0대1로 패했다. 아랍국가 최초로 월드컵 무대에 선 모로코에게 역사적 첫 승을 헌납했다.
지난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대2로 패한 한국은 지면 끝장인 벼랑끝 승부였던 모로코전에서도 끝내 승리하지 못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내달 3일 'FIFA 2위' 독일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사실상 16강 탈락을 확정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벨 감독은 "정말 축구를 하면서 업 앤 다운이 많았는데 제가 경험한 최악의 상황 중 하나"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지난 4년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잘 안다. 지난 2번의 경기를 잘 싸웠는지 안다. 우리가 충분히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실력을 대변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벨 감독은 기자회견 현장에서 재차 대한민국 축구 시스템의 환골탈태를 강조했다. "한국팀은 너무 느리고 고강도 경기가 없었고, 훈련시간이 길었고, 고강도가 아니었다. 4년간 이 이야기를 계속 했다. 앞으로도 이 말이 지겨울 때까지 계속 할 것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변화하길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전이 아닌 후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벨 감독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이다.
애들레이드(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경기 소감
▶모로코팀에게 축하를 드린다. 일단 모로코가 제대로 충분히 이길 만했다고는 하진 않겠다. 전후반 봤을 때 저희가 충분히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 정말 축구를 하면서 업 앤 다운이 많은데 제가 경험한 최악의 상황 중 하나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4년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잘 안다. 지난 2번의 경기를 잘 싸웠는지 알고, 우리가 어떤 식으로 보였는지, 우리가 충분히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실력을 대변하지 못했다.
-감독님께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놀랐다고 하셨는데.
▶너무 감정적으로 압도돼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4년간 이야기해온 것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같다. 내부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같다. 저희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정보에 기반해 결론을 내고 미래에 대한 결론을 가져가야 할 것같다.
-이러한 모로코 팀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로코뿐 아니라 상대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했다. 역량을 다하지 않는다면 불균형도 있을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충분히 득점기회가 많았지만 모로코는 수비를 잘했고 하지만 우리도 한 골 정도는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모로코가 수비를 잘했다. 0-1에서 만회골 기회가 있었는데 기회를 찾지 못했다. 6분에 한 골 먹은 후 우리가 만회하지 못했다.
-5년전 야심찬 모습으로 한국에 오셨고 많이 성장했다. 아시아팀 유럽팀 격차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아시아팀이 무엇을 더 해야 할까.
▶아마도 토너먼트 후에 연구해야 할 것같다. 중국 필리핀 일본 여전히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다. 일본은 이미 16강에 진출했다. 더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모든 것이 끝난 후 유럽, 북미, 남미와 아시아팀과 비교해봐야 한다. 일단은 우리 한국에 초점 맞추고 싶다. 나는 사람들이 지겨울 때까지 말할 것이다. 한국팀은 너무 느리고 고강도가 없었고, 훈련시간이 길었고, 고강도가 아니었다. 4년간 이이야기를 계속 했다. 앞으로도 이 말이 지겨울 때까지 계속 할 것이다. 한국 여자축구가 변화하길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전이 아닌 후퇴를 하게 될 것이다.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우리는 다시 만회할 것이다. 모로코같은 경우는 월드컵 첫 출전인데 독일에 0대6으로 졌다. 어느 팀이나 그럴 수 있다. 첫 경기이고 모든 것이 다 새로운 상황이었다. 모로코는 전혀 월드컵 경험이 없는 팀이었다. 저는 그래서 오늘 패배가 굉장히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모로코도 독일에게 대패 후 그랬을 것이다. 어떻게 스스로 다시 털고 일어날지,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아직 나도 명확하지 않다. 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중요한 상황에서 이렇게 져본 적은 처음이다. 오늘 2차전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 이제 다들 한껏 풀이 죽어 있을 때 어떻게 털고 일어날지 마지막 경기는 어떻게 할지… 힘들 것이다. FIFA 내에서 가장 훌륭한 팀(독일)을 어떻게 맞설까 고민하겠다.
-고강도는 장기적 전략이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30대 선수들이고 당장에 고강도 체력 훈련 통해 퍼포먼스 통해 결과가 나올지 의구심 많았다. 성적을 내야 하는 감독으로서 이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든 사람들이 저희가 기본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을 택했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이민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지만 기본적으로 저희의 스쿼드 보시면 최고의 선수들을 뽑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개별적으로 선수 퍼포먼스를 말하고 싶지 않다. 큰 그림을 보고 싶다. 저희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성장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신체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부분이다. 선수들은 이러한 고강도의 경기를 치르는 것이 익숙지 않다. 대놓고 공개적으로 말씀드린다. WK리그에 갔을 때 대부분 선수들이 '우리가 이기면 좋다. 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패배에 대한 결과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넌센스라고 생각했다. 축구는 그런 게 아니다. 승리를 하고 이기고 우승하고 경쟁하는 것이 축구다. 월드컵이 현실이다. 최고의 감독 최고의 선수가 온다.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떨어진다. 얼굴을 한 대 세게 맞는 것 이상이다.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인생은 힘들다. 현실을 봐야 한다. 현실을 살아야 한다. 꿈의 세계에서 살고싶겠지만 그래선 안된다.
-박은선 선수를 톱으로 내세운 결정, 독일전은 천가람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실 것인지.
▶최종 분석은 마지막에 해야 한다. 과거에 성과를 보였던 선수도 있고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로 쭉 잘해준 선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을 밀어놓고 싶은 것은 아니다. 독일팀 같은 경우 임선수 웜업 하다가 부상 때문에 뛸 수 없었다, 골키퍼 (김)정미도 이번에 첫 골 막지 못했지만 이후에는 괜찮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더 어린 선수들을 영입한 것, 소개한 것은 이번 월드컵 맛보기를 하게 하려 했다. 좀더 노출하고 싶었다. 어떤 결과에 대한, 결과치에 대한 월드컵 맛, 무대에 대해 경험을 쌓아주고 싶었다. 어린 선수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 큰무대를 어린 선수들이 경험했으면 한다. 16~17세 선수들이 더 노출됐으면 한다. 23세부터 하면 늦다. 그러면 30세에 이 무대를 접한다. 그래서 더 어린 선수들을 데려왔다. 한국은 4번의 월드컵을 경험했다. 더 많은 팀들이 출전하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유소년 축구에서도 재능 있는 선수가 많다. 더 많이 노출해야 한다. 구조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가 커리어의 대부분 독일에서 보냈다. 독일은 굉장히 성공을 많이 해오다가 어느 기간동안은 고전했다. 독일 남자 축구의 경우 2001~2002년 결승 간 이후 줄곧 못하다가 구조조정을 했다. 독일은 그런 획기적으로 바꾸는 걸 아주 잘한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3위를 했다. 독일 축구협회가 탈바꿈한 이후 성공가도를 달렸다. 남자축구가 완전히 바뀌는 상황을 겪었다. 지금 한국과 비슷한 실정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체제가 동일하다면 결과도 동일하다. 감독으로서 내게도 경고장이다.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선수, 최고의 국가와 경쟁할 만큼 못하고 있다. 모로코 ,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은 발전하고 있고, 제대로 개선하고 있다. 남자 우즈벡은 U-20에서도 잘하고 있다. 체제도 인력도 선수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체제가 똑같다면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여자축구 등록선수가 1400명에 불과하다. 대표팀이 저변을 확대하는 구조개혁의 일원으로서 대표팀 수장으로서 할 일은?
▶다시 리뷰해야 할 것이다. 진중하게 다시 한번 정직하게 말씀드리겠다. 내부적으로는 결론을 낼 것이다.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잘되게 하겠다. 한국은 선수가 많지 않지만 재능있는 선수는 있다. 여학생들이 학교에 가면 유소녀 축구 선수들을 키우고 K리그에 가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유소녀 선수들끼리 경쟁하고 경기하고 12~16세 선수들이 서로 경기를 자주 치러야 한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구조를 재편하고 철학과 비전을 명확하게 갖고 가야한다. 일본과 비교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일본은 명확한 철학을 오랫동안 갖고 있다. 향후 30년 비전을 갖고 있다. 우리의 유소녀 축구 역시 정기적 경기 할 수 있도록 시스템 재편해야 한다. 국가대표팀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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