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서 `영탁` 떼야"…`상표권 승소` 영탁 "150억 요구 루머, 거짓"

법원 "예천양조가 허락받고 대가 지급했다고 오인할 수 있어"

영탁막걸리 광고모델로 활약했던 영탁. [예천양조 제공]

'영탁 막걸리' 상표권 사용 분쟁과 관련, 가수 영탁이 제조사 예천양조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영탁이 예천양조를 상대로 제기한 상품표지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표 표지가 '영탁'으로 표시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양도·대여·수입해선 안되고, 이를 막걸리 제품의 포장 및 광고물에 표시해서도 안된다"며 "이미 제조한 제품에서 제거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가 '영탁'을 막걸리 제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함으로써 일반수요자나 거래자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혼동하게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를 계속 사용한다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허락받고 대가를 지급하는 등 특정한 영업상·계약상 관계가 존재한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막걸리가 출시된 2020년 예천양조의 매출액은 약 50억원으로 전년대비 4,245% 증가했고,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영탁'이 막걸리 분야에서 상당히 강한 식별력과 고객흡인력이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다만, 제3자가 점유 중인 제품에 대한 폐기 청구는 각하했다.

앞서 예천양조는 2020년 영탁 측과 1년간 계약을 맺고, 이후 한달 뒤인 같은 해 5월 '영탁막걸리'를 출시했다.

이듬해 3월쯤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예천양조와 영탁 측은 상표 출원 허가와 수익 분배 등을 협의했으나, 재계약 협상이 결렬 되면서 광고모델 재계약 협상이 종료됐다.

예천양조는 같은 해 7월 "영탁 측이 3년간 1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해 협의가 결렬됐다"며 상표 사용을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탁'은 백구영 회장의 '영'과 탁주의 '탁'을 합친 것이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영탁 측은 "예천양조에 1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영탁으로선 자신의 이름인 '영탁' 표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며 예천양조의 상표 사용 금지와 보관 중인 제품의 폐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예천양조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25일 항소장을 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