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 슈팅 헛심’ 벨호, 모로코에도 패해 조별리그 2연패 ‘희박해진 8년 만의 월드컵 16강 도전’

이정호 기자 2023. 7. 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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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모로코에 0-1로 패해 16강 진출 전망이 어두워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7.30 연합뉴스



14차례나 슈팅을 날리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FIFA 랭킹 17위)이 아랍권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여자 월드컵 본선에 선 모로코(랭킹 72위)에도 졌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대장정에 나선 대표팀은 지난 25일 콜롬비아(랭킹 25위·0-2 패)전에 이어 한 골로 넣지 못하며 2연패,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대표팀은 여자 월드컵 본선에서 2015년 대회 프랑스와 16강전부터 6연패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16강 도전도 사실상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내달 3일 우승 후보인 독일(랭킹 2위)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 1승 도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전반 한국 조소현이 그라운드에 미끄러지며 슛을 하고 있다. 2023.7.30 연합뉴스



콜롬비아전 패배로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최전방에 베테랑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내세웠다. 벨 감독은 또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심서연과 골키퍼 윤영글 대신 홍혜지, 골키퍼 김정미를 선발로 기용했다. 그렇지만 워밍업 도중 선발 출전 예정이던 수비수 임선주가 종아리 통증이 생기면서 심서연이 급작스럽게 출전하는 변수가 생겼다.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 플랜이 꼬였다. 전반 6분 모로코의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골문 앞으로 잘라 쇄도하면서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의 측면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방향을 돌려놓아 반대편 골망을 흔드는 감각적인 헤더로 모로코의 역사적인 여자 월드컵 도전 1호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강한 압박과 많은 움직임으로 수차례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결정적 한방으로 이어질 마지막 패스와 슈팅이 부정확했다. 전반 17분 조소현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이금민의 슈팅은 수비에 맞고 굴절됐다. 3분 뒤 왼쪽에서 흘러온 크로스를 받은 추효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노마크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크게 벗어났다. 빗나간 슈팅이 반대편 손화연에게 연결되는 행운도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전반 한국 박은선이 헤더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 하고 있다. 2023.7.30 연합뉴스



전반 26분에는 지소연이 왼쪽에서 올린 정확한 크로스가 골문 앞 박은선에게 연결되면서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졌다. 하지만 박은선의 헤더는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모로코의 측면 공격과 빠른 역습에 고전했던 한국은 후반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다. 손화연, 추효주 대신 최유리, 문미라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내내 경기 주도권은 한국에 있었으나 동점골을 끝내 나오지 않았다. 후반 42분에는 케이시 유진 페어가 정은아가 컷백으로 내준 패스를 받아 때린 왼발 슈팅까지 벗어났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페널티박스로 잘 침투해 들어간 장슬기의 왼발 슛도 골문을 외면했다.

대표팀은 이날 볼점유율에서 49%-31%(경합 20%)로, 슈팅수에서 14-9로 앞서고도 유효슈팅(0-2)은 하나도 없었다. 35번의 크로스 시도에서 성공한 것도 10번에 그치며 집중력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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