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빠진 ‘순살 아파트’ 더 있었다… LH 15개 단지 적발 “고발 조치”

이은지 기자 2023. 7. 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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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무더기로 확인됐다.

검단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가 적발됐는데, 정부는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해서도 안전 점검에 나설 예정으로 철근 누락 아파트가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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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무량판구조 적용한 LH 발주 아파트 91개 단지 전수조사
‘지하주차장 붕괴’ 인천 검단아파트와 같은 구조
원희룡 국토부 장관·LH 사장 “고개 숙여 사죄… 고발 조치”
재시공 결정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 건설이 지난 5일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시공 계획을 밝혔다. 재시공 결정 단지는 총 17개동, 1천666가구에 달한다. 6일 촬영한 GS건설의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구역이 가려져 있다. 연합뉴스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이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무더기로 확인됐다. 검단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15개 단지가 적발됐는데, 정부는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해서도 안전 점검에 나설 예정으로 철근 누락 아파트가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고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LH 발주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91개 단지 중 이미 준공된 단지는 38개(38%), 공사 중인 단지는 56개(62%)로, 조사 결과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기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철근이 쓰이지 않은 것이다.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빠져 있었다. 구조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제대로 됐으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사례가 나왔다.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드러난 곳 중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은 5개 단지로, LH는 입주한 4개 단지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점검을 통해 보완 공사를 할 예정이다. 1개 단지에 대해서는 이미 보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주 전 단지 중 6개 단지는 보완 공사 중이며, 4개 단지는 입주 전 보완 공사가 마칠 예정이라고 LH는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 같은 보고를 받고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원 장관은 LH에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 등 필수 설계와 시공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원 장관과 이 사장은 LH 철근 누락과 경기 시흥 은계지구 상수관 문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주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전면적인 인사 조처와 수사 의뢰, 고발 조치 등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데 대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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