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발굴된 철기시대 ‘검과 거울’…20년 만에 밝혀진 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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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 실리제도에 살았던 철기시대 전사의 성별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수십 년 만에 풀렸다.
비비시는 영국 남서부 실리제도에서 1999년 발견된 무덤의 주인이 약 2000년 전 철기시대 전쟁터를 누빈 여성 전사였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진은 그의 무덤에서 발견된 검과 청동거울 모두 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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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 실리제도에 살았던 철기시대 전사의 성별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수십 년 만에 풀렸다.
비비시는 영국 남서부 실리제도에서 1999년 발견된 무덤의 주인이 약 2000년 전 철기시대 전쟁터를 누빈 여성 전사였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덮개돌로 덮여 있던 이 무덤은 1999년 한 농부가 발견했다. 그 뒤 무덤을 발굴했던 고고학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검 옆에는 구리 합금 칼집에 든 검과 방패가 발견됐다. 그런데 이와 함께 브로치와 청동거울도 발견됐기 때문이다.
서유럽 철기시대 무덤에서 칼과 청동거울이 함께 발견된 경우는 이례적이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무덤에서 칼은 일반적으로 주인이 남성일 때, 거울은 여성일 때 발견됐기 때문이다. 영국 문화재 당국인 ‘히스토릭 잉글랜드’에서 근무하는 인간 골격 생물학자인 사라 스타크는 이 두 물건이 한 무덤에서 발견된 적은 없으며 “이 두 조합이 처음 발견됐을 때 고고학계 모든 사람이 놀라워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무덤의 주인은 말이 없었다. 무덤에 남아 있던 것은 한때 그가 누워 있던 것으로 보이는 어두운 흙 얼룩과 약 150g의 뼈와 치아 조각뿐이었다. 연구진은 그가 사망 당시 20∼25살이었다고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의 성별을 구별하거나 뼛조각에서 디엔에이(DNA)를 추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20년이 지나도록 풀리지 않던 무덤 주인에 대한 수수께끼는 치아의 표면인 법랑질에 대한 분석 기술 개발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치아 법랑질의 작은 조각에서 추출한 미량의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무덤 주인이 여성일 가능성이 96%에 이른다고 결론을 내렸다. 글렌든 파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 환경독성학 부교수는 “치아 법랑질에는 X 또는 Y 염색체와 연결된 단백질이 포함돼 있어 성별을 결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가 전투에서 활약했던 전사라고 추정했다. 철기시대 영국은 전쟁이 잦았다. 연구진은 그의 무덤에서 발견된 검과 청동거울 모두 전쟁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다. 철기시대에 청동거울은 같은 편에게 신호를 보내고 통신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 전쟁터에서 햇빛을 거울에 반사해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는 전투를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스타크 박사는 이번 발견이 “철기시대 전쟁에서 여성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그는 “무덤에서 발견된 물건들의 상징성에 대해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칼과 청동거울의 조합은 그가 높은 지위를 가졌고, 전투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과 청동거울은 실리제도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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