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경례' 학생 고발한 독일 교사들 오히려 전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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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극우 정당의 인기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학교 내 만연한 학생들의 극우주의적 행동을 신고한 교사들이 오히려 전출당할 처지가 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AFP통신과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주의 도시 부르크의 '미나 비트코이크' 고등학교에서 교사 두 명이 최근 학생들이 나치를 추앙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썼다가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표적으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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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독일에서 극우 정당의 인기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학교 내 만연한 학생들의 극우주의적 행동을 신고한 교사들이 오히려 전출당할 처지가 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AFP통신과 독일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주의 도시 부르크의 '미나 비트코이크' 고등학교에서 교사 두 명이 최근 학생들이 나치를 추앙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썼다가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표적으로 몰렸다.
이 학교 교사 라우라 니켈과 막스 테스케에 따르면 학생들은 나치식 경례로 서로 인사하고 나치를 상징하는 만자 무늬를 책상이나 사전 등에 새겼으며 복도에서 인종 차별적인 가사가 담긴 음악을 틀어놓는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
이들 교사는 학생들에 대한 상담에 나서고 나치에 대해 교육하거나 흑인 래퍼를 초청해 상호 존중을 가르치는 특별수업도 진행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자 지난 4월 익명으로 지역 신문에 서한을 보내 이 같은 학교 내 상황을 고발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극우 학생들과 공개적으로 싸우는 교사와 학생들은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 서한이 공개되자 두 교사는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서한은 익명이었음에도 두 사람의 사진과 함께 속어로 '베를린으로 가라'라는 말이 쓰인 스티커가 학교 근처 가로등에 붙었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을 찾아내자"라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학부모들은 이들의 해임을 요구했다.
위협이 점점 심해지자 결국 교사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학교장과 지역 교육 당국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았고, 동료 교사들도 침묵했다.
이에 크게 실망한 두 교사는 결국 전출을 신청했다.
니켈은 기자들과 만나 "극우 극단주의자 발언과 행동, 구호, 동성애 혐오, 성차별은 이 학교의 일상이었다"고 털어놨다.
니켈과 테스케의 편지가 공개된 후 독일 동부의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사건들이 보고됐다.
독일 내 우경화 현상은 과거 동독 지역이었던 독일 동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 지역은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점차 부상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가입자가 3만여명에 달하는 AfD는 2013년 반 유럽연합(EU)을 기치로 내걸고 창당한 극우성향 정당으로, 반난민과 반이슬람을 내세워 2017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연방하원에 진출했다.
지난달에는 독일 튀링엔주 존넨베르크시에서 AfD 후보가 기초지자체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독일 동부에서 AfD가 인기를 끄는 것은 과거 동독에 속했던 이 지역이 통일 이후 경제적으로 침체해 실업률도 높아 주민들은 서독이었던 서쪽 지역에 비해 '2등 시민'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진단했다.
라이프치히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 동부의 경우 서부에 비해 민주주의의 뿌리가 깊지 않아 주민 일부는 동독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한다.
극우 정당·인종차별·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아마데우 안토니오 재단의 티모 라인프랑크 이사는 부르크 주변 지역은 독일에서 인종차별과 성소수자 혐오가 심한 곳 중 하나라면서 "네오나치, 훌리건, 조직범죄, 극우 기업들이 혼합돼 번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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