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인터뷰' JTBC 중징계…대법 "부당"

[theL] "인터뷰, 뉴스와 사회적 기대·영향력 달라"

= (진도=뉴스1) 송원영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14일째인 29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다이빙벨을 실은 알파잠수종합기술공사 바지선이 투입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2014.4.29/뉴스1

2014년 세월호 참사 수색작업과 관련해 JTBC가 다이빙벨에 관한 업체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일방적 주장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가 내린 징계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JTBC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방송심의 제재조치 취소소송에 대해 원심에서 선고된 원고 패소 판결을 지난 13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JTBC는 2014년 4월18일 세월호 참사 수색·구조에 다이빙벨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생방송 프로그램 '뉴스9'에서 인터뷰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유속에 상관 없이 20시간 정도 연속 작업할 수 있다', '2~3일이면 3~4층 화물칸 수색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에서는 다이빙벨의 존재를 알지만 해경이 주도하는 구조 체계에선 다이빙벨을 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이빙벨은 같은 해 5월1일 투입됐고 이 대표는 2시간여 동안 구조작업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자진 철수했다. 방통위는 같은 해 8월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해 시청자를 혼동하게 했다"며 프로그램 관계자를 징계하라는 조치와 고지방송을 명령하자 JTBC는 불복해 같은 해 10월 취소소송을 냈다.

1심은 2015년 5월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이듬해 6월 이를 뒤집고 원고 전부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다시 뒤집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인터뷰는 내용의 진실성·신뢰성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 정도나 사회적 영향력의 측면에서 뉴스보도 프로그램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당시 인터뷰의 주요 목적은 세월호 수색·구조 작업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시청자에게 알림과 동시에 진행자가 부연하거나 반론함으로써 시청자가 비판적으로 듣고 사안에 대한 견해·입장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문제된 인터뷰 내용은 피해·복구 현황 등 재난 상황 자체에 대한 보도라기보단 전문가가 제시하는 대안적 구조방안에 대한 것"이라며 "심의규정에 따라 엄격한 객관성 유지의무가 부여되는 재난방송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당시 인터뷰는 세월호 수색·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승객의 생존 가능성이 얼마 남지 않은 매우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정부의 기존 구조방법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대안에 대한 해난구조전문가의 의견을 알리고자 하는 공익적 측면을 고려할 때 위반의 동기와 내용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충분히 있다"고 봤다.

아울러 "짧은 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터뷰의 경우 진행자가 즉각적으로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을 반박하거나 진위를 검증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며 생방송의 특수성 역시 재량권 일탈·남용을 판단하는 데 제반 사정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