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자신감은 없었다 LG 한 수 위 디테일 앞세워 왕좌 탈환 의지 똘똘[SS 포커스]

장강훈 2023. 7. 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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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운이 팀을 향하는 것 같다."

이날 선발등판 하는 최원태에게 "팀 타선에 힘이 있으니 줄 점수는 줘도 된다고 생각하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

염 감독은 "히어로즈에 있을 때는 점수를 안주려고 힘을 쓰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무사 2,3루 위기라면 두 점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최)원태를 위해서도 훨씬 나은 선택이다. 팀이 달라졌으니 자기 공만 던진다면 후반기에 6~7승은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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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가 호수비를 펼친 후 밝게 웃으며 오지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우주의 기운이 팀을 향하는 것 같다.”

2009년 일이다. SK(현 SSG)와 우승 다툼을 이어가던 KIA 조범현 감독은 2위 팀의 거센 추격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팀을 향해 “우주의 기운이 KIA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 전에 좋은 꿈을 꿨다며 너스레를 떤 조 전 감독은 훗날 “선수단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한 말”이라며 ‘전략적 멘트’였다고 공개했다.

14년이 지난 2023년. 우주의 기운이 LG로 향한다. 외부에서도 우승 전력으로 평가했지만 내부적으로도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뿐이라는 것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 KBO리그에서 이토록 큰 목소리로 우승 열망을 드러내는 팀이 또 있었나 싶다.

LG 문보경이 우월홈런을 날린 후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우선 성적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LG는 29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3.66)과 타율(0.284) 모두 1위에 올라있다. 약점이 보이지 않는 팀이다. 선발진 무게감이 살짝 떨어졌는데, 키움과 트레이드를 통해 최원태를 수혈했다. 올해 우승을 못하면 팀이 사라질 것 같은 비장함이 흐른다.

사령탑은 경계심을 허물지 않고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3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미세한 차이가 승패를 좌우한다. 그 1승을 따내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음 경기 운용이 달라진다. 자칫하면 연패에 빠질 수 있고, 반대의 경우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기 몸살로 선발 등판 일자를 미룬 아담 플럿코를 향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LG 염경엽 감독(왼쪽)이 수비를 지켜보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염 감독은 “앞으로 감기몸살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은 가장 센 페널티를 물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원태가 트레이드로 합류하지 않았더라면, 플럿코가 등판해야 할 날짜에 2군 투수를 불러 올려야 했을 수도 있다. 이 경기에서 패하면 (투수진을 소모했으므로) 또 연패에 빠질 수도 있다. 1승의 소중함을 경험(2019년 SK)했기 때문에 그 가치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선수는) 웃으며 감기몸살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선수 한 명이 팀 전체에 끼치는 파문은 생각보다 아주 강하다”고 역설했다.

두산 선발투수 알칸타라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 경기 3회초 2사1,2루 상대 문보경에 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몸관리 뿐만이 아니다. 세밀함에서도 다른 구단을 압도한다. 지난 28일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선 라울 알칸타라에게 5.2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9안타를 몰아쳐 6점을 뽑아냈다. LG 타선은 알칸타라의 투구습관을 간파한 듯 거침없이 스윙했고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도 손쉽게 받아쳤다. 알칸타라는 습관을 없애느라 폭염에도 특별 훈련을 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염 감독은 “경력이 쌓이고 1군에서 성과를 낸 선수가 많은 팀은 투구습관을 알려주면 유리하다. 습관을 간파하면 자기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좁혀 확실한 노림수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은 팀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습관을 간파했다는 이유로 볼 스트라이크 여부나 코스에 관계없이 마구잡이로 스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야구는 굉장히 디테일한 종목이다. 작은 차이로 결과가 바뀐다”고 밝혔다.

최원태가 트레이드로 LG로 이적해 잠실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 | LG 트윈스


베테랑이 대거 포진한 타선은 역설적으로 투수진에 운신의 폭을 넓혀준다. 이날 선발등판 하는 최원태에게 “팀 타선에 힘이 있으니 줄 점수는 줘도 된다고 생각하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 염 감독은 “히어로즈에 있을 때는 점수를 안주려고 힘을 쓰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무사 2,3루 위기라면 두 점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최)원태를 위해서도 훨씬 나은 선택이다. 팀이 달라졌으니 자기 공만 던진다면 후반기에 6~7승은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라고 내다봤다.

구단 내부의 강한 자신감은 그 자체로 동력이 된다. 29년 만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는 LG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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