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수해 덮친 봉화·영주…찜통 더위에도 이어진 복구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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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시급한 도로, 하천은 어느 정도 복구됐습니다."
올해 역대급 수해가 덮치면서 인명·시설물 피해가 잇따른 경북 곳곳에서 주말에도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도로와 하천 등 기반 시설 복구 작업에는 속도가 붙었으나 무너진 주택과 주민들의 터전인 논과 밭은 수마의 흔적이 여전했다.
홍씨는 봉화군 주민이자 이 일대 마을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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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작업자들 온열 질환 걱정…이틀새 6명 사망
(봉화·영주=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제일 시급한 도로, 하천은 어느 정도 복구됐습니다."
올해 역대급 수해가 덮치면서 인명·시설물 피해가 잇따른 경북 곳곳에서 주말에도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도로와 하천 등 기반 시설 복구 작업에는 속도가 붙었으나 무너진 주택과 주민들의 터전인 논과 밭은 수마의 흔적이 여전했다.
30일 정오께 봉화군 춘양면 학산리 마을 초입에서 만난 주민 홍영문(63)씨는 "동료들과 함께 무너진 주택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씨는 봉화군 주민이자 이 일대 마을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다.
그를 따라 마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폭우에 유실됐다가 임시 복구 작업이 이루어진 도로들이 발견됐다.
범람했던 하천에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모래 제방이 쌓여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반파된 주택과 비닐하우스, 토사로 덮인 3천평 넓이 사과밭이 눈에 들어왔다.
홍씨는 "수리를 할 수는 없고 주택에 있는 귀중품만 빼낸 뒤에 철거할 계획"이라며 "중장비로 토사를 덜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이 주택에서는 50대 부부가 매몰돼 숨졌다.
엿가락처럼 휘어진 비닐하우스 철제 기둥 사이로는 익은 블루베리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그 옆에는 썩은 사과가 악취를 풍겼다.
작업자 A씨는 "인력으로 복구 작업을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며 "남은 작업은 굴삭기 같은 장비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푹푹 찌는 날씨로 인해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들은 온열 질환을 우려했다. 이날 봉화군의 낮 기온은 34도를 넘겼다.
작업자들은 이날 봉화군 봉성면에서 하천 제방 작업을 하던 여성 작업자가 온열 증상을 보여 치료받았다고 전했다.
춘앙면에서 45㎞ 떨어진 영주시 풍기읍 초입에는 '산사태 위험 지역, 통행 주의' 안내판이 설치됐다.
풍기읍 한 야산은 산사태로 인해 산비탈이 무너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굴삭기와 덤프트럭은 토사와 나뭇더미를 반복해서 퍼냈지만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풍기읍에서 만난 주민들 또한 공공시설 복구는 끝났다며 주택과 논, 밭 복구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과나 작물을 기르는 논, 밭은 토사로 덮여 흙색으로 변했고, 기온이 올라 토사가 굳으면서 복구도 쉽지 않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풍기읍 삼가리 한 주민은 "논이랑 밭은 손도 못 대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정부에서 말로만 하지 말고, 농작물 보상을 현실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6대째 삼가리에서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큰 틀에서 복구는 마무리됐고 지난주 금요일 복구 인력도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사태가 주택을 덮쳐 부녀지간이 숨진 곳을 가리키며 "이제는 측량하고 마을을 재건할 단계"라고 했다.
사고가 난 주택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바로 옆 냉동창고도 토사에 휩쓸려 소실돼 사과 상자만 덩그러니 남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이번 수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25명(예천 15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 실종 2명(예천)이다.
도내 도로와 하천,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복구율은 78.7%를 나타냈다.
경북에서는 전날 온열 질환으로 4명이 사망했다. 이날은 3시 기준 2명이 사망했고, 1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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