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율 추락 속 고개 드는 ‘이재명 10월 사퇴론’

[레이더P]
지지율 尹정부 출범후 최저로 떨어져
이 대표 사퇴후 차기 대표로 김두관 의원설
조정식 사무총장 “택도 없는 지라시 소설”
친명·비명 가릴 것 없이 비대위 체제 거론
野, 尹향해 특별감찰관 도입 필요성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위기감이 커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0월 사퇴론’이 제기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택도 없는 지라시 수준의 소설”이라는 입장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10월 사퇴론’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지난 2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밝힌 내용이다. 장 소장은 이 대표가 10월에 사퇴를 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아 내년 총선에 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로는 김두관 의원을 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두관 의원과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으며 김두관 당 대표 체제에 ‘처럼회’ 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40여명 의원과 합의를 이뤘다고 한다. 김 의원은 올해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친명계를 자처하며 레이스를 완주한 의원이다. 다만 전당대회를 열 경우 정청래 의원이 출마해 당 대표가 되어 이들의 시나리오가 무산되는 것이 고민거리라고 했다.

반면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 10월 사퇴론에 관해 ““한마디로 말하면 지라시 수준의 소설”이라며 “상상은 자유지만 남의 당을 소재로 해서 그런 식의 소설을 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칠승 수석대변인, 조 사무총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연합뉴스]

이 대표의 사퇴론이 고개를 드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민주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수해피해 등 정부·여당에 불리한 현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은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양상이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하고 백현동 개발 관련 검찰 소환조사가 진행되면서 8월 중에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BS노컷뉴스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4.5%포인트 하락한 43.3%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3.2%포인트 상승한 37.2%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당별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민주당의 지지율은 29%였다. 이는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수준에 가깝다”는 것이 갤럽의 설명이다.

지지율 하락 속에 이 대표는 지난 29일 이낙연 전 총리와 회동을 가졌고 여기서 총선 승리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을 강조한 반면 이 전 총리는 도덕성 회복과 당내 혁신을 이야기해 미묘한 시각 차가 드러난 것이 이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양쪽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친명계를 중심으로 우상호 의원 등이, 계파를 막론하고 김부겸 전 총리 등이 거론된다.

우 의원의 경우, 당내 분란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졌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평가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해관계에서도 자유로우면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잘 알고 있어 총선을 지휘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중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 평가가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내년 총선은 이재명이 없어도 안되지만 이재명만으로는 어려운 선거”라며 “김 전 총리도 나오고 싶은 생각이 없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이 같은 전망에 부인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의 사퇴설과 비대위체제 거론은 때마다 계속 나오던 이야기”라며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니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오만불통의 국정운영을 멈추고 인적 쇄신과 특별감찰관 도입을 통해 친인척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