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33도 붙볕더위에도 청주 수해복구 한창인 자원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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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야 하루 힘든 건데, 피해당한 분들은 얼마나 착잡하시겠습니까."
수은주가 33도까지 오른 30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황탄리 한 조경수 농가.
2500여 평 규모의 광활하게 펼쳐진 농가에 잠깐이라도 땀을 식힐 곳은 자원봉사자들이 설치한 천막 아래가 전부였다.
이날 이범석 청주시장도 이 농가를 둘러보고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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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저희야 하루 힘든 건데, 피해당한 분들은 얼마나 착잡하시겠습니까."
수은주가 33도까지 오른 30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황탄리 한 조경수 농가.
폭우가 휩쓸고 간 농가 복구 작업이 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농가 곳곳은 여전히 수마 흔적이 역력했다.
포도나무와 가지 등이 심겨 있던 비닐하우스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분해됐고, 소나무 500여 주는 물에 떠내려온 부유물을 가득 뒤집어썼다.
가지가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혀 있는 조경수도 군데군데 나뒹굴었다.
이 안타까운 현장에서 저마다 다른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 80여 명이 수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들은 쏟아지는 땡볕 속에서 손에 쥔 곤봉 자루로 땀을 뻘뻘 흘리며 소나무에 걸려 있는 부유물을 털어냈다.
2500여 평 규모의 광활하게 펼쳐진 농가에 잠깐이라도 땀을 식힐 곳은 자원봉사자들이 설치한 천막 아래가 전부였다.
땀으로 흥건해진 윗옷을 벗어 짜내면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앞서 지난 21일 인근 오송읍에서 수해 복구를 하다 더위에 쓰러진 50대 남성이 숨져 봉사센터는 틈틈이 휴식을 취하게 했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서동환씨(59)는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날씨가 덥다"며 "얼음물을 가져와도 조금 있으면 미지근해져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거세지는 불볕더위로 수해 복구 작업이 오전 중에만 이뤄지는 탓에 자원봉사자들은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한 봉사자가 나무 위에서 부유물을 털어내면 아래에서 한 곳으로 치우는데 분주했다.
하지만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뙤약볕 속에서 4시간 가까이 작업을 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은 힘든 기색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멀게는 서울에서부터 가까이는 지역 봉사단체나 회사에 소속된 봉사자들은 수해 현장을 보고 오히려 농장주를 안타까워했다.
청주 디딤돌봉사단 소속 박모씨(40대)는 "우리야 며칠하고 가는 거지만, 수해를 직접 입으신 분들은 이후에 남은 작업을 혼자 감당하지 않겠냐"며 "그걸 생각하면 더워도 빨리 해서 일손 하나라도 덜어주고 싶다"고 했다.
서울 봉사단체 안단테 소속 백두현씨(39)는 "청주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이 되고 싶어 아침 일찍 내려왔다"며 "지난번엔 강릉 산불 복구 현장에도 갔다 오고 했는데, 저희가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범석 청주시장도 이 농가를 둘러보고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농가주 50대 남성은 "2017년도 똑같이 수해를 입었을 당시에는 혼자 엄두가 안 나 3년 가까이 손도 못대고 부유물이 썩기를 기다렸었다"며 "피해를 보는 게 착잡하긴 하나 이번에는 군인, 자원봉사자 등 250여 명이 매일 같이 도와줘 미안하면서도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 15일 폭우로 인해 미호강 임시제방이 무너져 오송과 강내면 일대가 침수됐다. 이 홍수로 이재민 2616명, 주택 155채, 농경지 1705㏊가 침수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지난 28일까지 1만여 명의 봉사자분들이 수해 복구에 참여했다"며 "이분들의 도움으로 수해 복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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