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팜유가 다시 들썩...식품업계 하반기 실적 영향받나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안정세로 돌아서는 듯 했던 주요 곡물과 팜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곡물 수입 가격이 3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점을 감안하면,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올 하반기 식품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 밀 가격 시세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정부의 제품 가격 인하 권고에 가격을 내렸던 식품 기업들의 경우 곡물가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소맥(SRW·적색연질밀) 가격은 25일(현지시간) t당 279.34달러로 일주일 전(246.46달러) 보다 13.3% 올랐다.
2월17일(281.27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던 5월30일(217.16달러)과 비교하면 28.6%나 상승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팜유 선물 가격도 최근 큰 폭 뛰었다. 인베스팅에 따르면 팜유 선물 가격은 6월 초 740달러 안팎이었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달 24일엔 t당 893.75달러까지 올랐다. 일주일 새 4.4% 오른 것으로 5월9일(912.5달러) 이후 근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 등에 따른 것이다.
앞서 국제 밀가격이 하락하자 정부의 가격 인하 요청에 주요 제품 가격을 인하했던 식품기업들은 잠잠하던 원자재 가격 인상추세가 장기화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주요 수입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식품업체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을 다시 올려야 하지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빵·면·밀가루 등을 주 원료로 하는 주요 식품기업들의 이윤도 줄어들 수 있다.
앞서 농심을 비롯한 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라면업계가 이달부터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도 일부 과자 가격을 내렸다.
대한제분도 이달 1일부터 밀가루 가격을 평균 6.4% 내렸고, SPC삼립·파리바게뜨도 식빵류와 크림빵·바게트 등 30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 인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단팥빵·크림빵 등 15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5.2% 인하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롯데칠성음료,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영업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농심은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오뚜기는 11.0%, 삼양식품 9.7%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12월 아이시스를 비롯한 생수·음료 출고가를 평균 8.4% 올렸다. 이는 이번에 단행한 인하폭보다 높은 수준이다.
식품업계는 미리 계약을 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당장 실적 등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지난해처럼 급등으로 이어지거나 장기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제품 가격을 내렸는데 당장 밀가루 등의 가격 급등으로 큰 타격은 없지만 장기화 될 경우 문제"라며 "원재료 가격 외에도 인건비나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도 올라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현재 밀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지만 지난해처럼 급등세로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 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우리나라는 밀을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흑해 곡물협정 중단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제분업계도 이미 6개월치 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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