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23년 만에 반복된 한국 축구 '애들레이드의 아픔'

이의진 2023. 7. 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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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 애들레이드는 한국보다 남극대륙이 더 가깝다.

남극의 장보고과학기지까지 거리는 5천㎞지만, 한국에서 거리는 7천㎞가 넘는다.

칠레, 스페인, 한국이 물고 물리며 2승 1패를 거둬 골 득실에서 조 1, 2위가 가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비운의 조 3위'가 돼 3전 전패한 모로코와 함께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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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허정무호, 2승 후 조별리그 탈락 '애들레이드의 악몽'
벨호도 모로코전 패배로 16강행 불씨 잦아들어…첫 승 전망도 어두워
16강 전망 어두워진 여자 축구 (애들레이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모로코에 0-1로 패해 16강 진출 전망이 어두워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7.30 utzza@yna.co.kr

(애들레이드=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주도 애들레이드는 한국보다 남극대륙이 더 가깝다.

남극의 장보고과학기지까지 거리는 5천㎞지만, 한국에서 거리는 7천㎞가 넘는다.

지구 반대편의 '별세계'처럼 보이는 이곳도 한국 축구와 악연이 깊다.

한국 축구는 23년 전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억울한 대회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허정무 감독이 이끈 남자 축구대표팀이 이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렀다.

2000년 9월 14일 강호 스페인과 1차전에 0-3으로 무기력하게 진 허정무호는 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승리가 절실하던 허정무호가 그달 17일 만난 두 번째 상대는 모로코였다.

23년 전 모로코와 경기에서 득점한 이천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후반 초반 김도훈 전 라이언 시티(싱가포르) 감독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이천수(은퇴)가 골키퍼 선방 후 흘러나온 공을 재차 마무리하며 허정무호가 웃었다.

모로코전 1-0 승리에 기세가 오른 허정무호는 3일 후 열린 칠레전(1-0)까지 잡고 연승을 챙겼다.

하지만 3경기 중 2승을 거둔 호성적에도 허정무호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칠레, 스페인, 한국이 물고 물리며 2승 1패를 거둬 골 득실에서 조 1, 2위가 가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비운의 조 3위'가 돼 3전 전패한 모로코와 함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칠레전 다득점을 다짐하고 그라운드에 나선 허정무호의 꿈은 이천수가 전반 11분 만에 퇴장당하며 바스러졌다.

이천수는 세바스티안 곤살레스와 엉켜 넘어진 뒤 돌연 발로 얼굴을 걷어차 그라운드 밖으로 쫓겨났다.

2승을 거두고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이때의 억울한 상황을 언론은 '애들레이드의 악몽'이라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23년 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나선 여자 대표팀이 애들레이드에서 또 위기에 부닥쳤다.

16강 가능성 희박해진 한국 (애들레이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 모로코에 0-1로 패해 16강 진출 전망이 어두워진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7.30 utzza@yna.co.kr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이 경기장에서 모로코와 격돌해 0-1로 졌다.

지난 25일 콜롬비아와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0-2로 지면서 모로코전 승리가 절실했으나, 결국 웃지 못했다.

우리나라(17위)보다 FIFA 랭킹이 낮은 모로코(72위)가 첫 월드컵 본선 출전국이라는 점에서 더 뼈아픈 패배다.

아랍권 국가가 여자 월드컵 본선에 나선 건 모로코가 처음이다.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최초다.

이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이미 모로코는 승리했다'는 제목으로 보도하는 등 대회 출전 자체가 조명받았는데, 우리나라가 역사적인 '첫승'의 제물이 됐다.

가뜩이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가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한 FIFA 랭킹 2위의 독일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 '첫승'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 프랑스전부터 이어져온 연패도 끊지 못했다. 모로코전 패배로 6연패를 당했다.

모로코전 펼쳐지는 하인드마시 스타디움 (애들레이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0일 오후(한국시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가 펼쳐지는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 2023.7.30 utzza@yna.co.kr
모로코전 펼쳐지는 하인드마시 스타디움 (애들레이드=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30일 오후(한국시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한국 대 모로코 경기가 펼쳐지는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 2023.7.30 utz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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