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워터파크로'…폭염 속 전국 해수욕장·관광지 피서 인파 절정(종합)
대프리카에서는 '백화점 피서' 제주도 피서인파 '북적'
(전국=뉴스1) 윤왕근 강승남 권영지 김기열 남승렬 최성국 최창호 허진실 기자 =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30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돈 전국 주요 해수욕장과 관광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른바 '7말 8초' 피서 극성수기를 맞은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바다를 찾은 피서객들로 붐볐다.
이날 광안리해수욕장에는 빨간색과 파란색 파라솔이 모래사장에 촘촘히 펼쳐져 있었다.
전주에서 부산을 찾은 박모씨(39)는 "아이들과 물놀이 하려고 부산까지 왔다”며 “바닷물도 시원하고 놀러온 사람들 매너도 좋아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모래사장 한 가운데는 웃통을 벗고 모래찜질을 하는 남성도 눈에 띄었다. 그는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딱 맞다"며 "혈액순환이 쫙 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튜브를 이용해 파도를 타는 아이들과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경기도 분당에서 부산을 찾은 한 어린이는 "바다에 오니까 기분이 좋다. 엄마가 사준 포켓몬 튜브를 타고 놀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부산에서는 광안리 해수욕장 외에도 '전국 해수욕 1번지' 해운대 해수욕장 등에도 피서 인파로 북적였다.
강원 동해안 피서 1번지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시원한 바다 속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겼다.
모터보트나 바나나보트를 타고 스트레스를 날리거나 백사장에 누워 태닝을 즐기는 피서객들도 눈에 띄었다.
젊은 피서객들은 이날만을 위해 가꾼 멋진 몸을 자랑하며 해변 이곳저곳을 누볐다.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최경훈씨(34·서울)는 "속초해수욕장은 처음 와봤는데 해변과 도심이 가까워 젊은 사람들이 즐기기 딱 좋은 것 같다"며 "대관람차 등 연인과 가족이 즐기기에 좋은 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속초해수욕장 외에도 외옹치해수욕장과 대포항, 동명항, 속초관광수산시장 등 다른 속초지역 관광지에도 피서객이 몰리면서 도심이 혼잡 현상을 빚기도 했다.
'서핑 성지' 양양 인구, 죽도, 기사문 등 서피비치에는 파도에 몸을 맡겨 더위를 날리려는 서퍼로 가득했다. 백사장은 새내기 서퍼들을 가르치는 강습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강릉지역 대표 바다 관광지 경포해수욕장도 지겨운 도심을 벗어나 푸른 해변을 찾은 여름 손님으로 가득했다.
연인 관광객들은 해변 이곳저곳을 내달리며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했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뜨거운 백사장 대신 솔밭에 누워 솔바람을 쐬거나 수박 등 과일을 먹으며 여유를 즐겼다.
경포해수욕장을 찾은 박영훈씨(40·서울)는 "오전 한 차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솔밭에 누워 솔바람을 쐬니 신선놀음을 하는 것 같다"며 "올 여름은 유독 더운 것 같은데 물놀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집중호우와 해외여행 급증 등의 이유로 감소세를 보였던 강원 동해안 85곳 해수욕장은 극성수기를 맞아 이날 누적 방문객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범샛골어린이공원에는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려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놀이기구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신나는 여름방학 추억을 만들었다.
물놀이장이 잘 보이는 그늘엔 부모들이 돗자리를 펼치고 앉아 부채와 손풍기로 열기를 식혀가며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두 자녀와 함께 물놀이장을 방문한 최모씨(38)는 "아이들이 어려서 큰 물놀이장보다는 아파트 인근에 있는 곳으로 온다"며 "바로 앞에서 아이들을 살펴볼 수 있고 안전요원도 배치돼있어 안심이 된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표 휴양지 제주에서도 무더위를 날리려는 피서객으로 넘쳤다.
제주시 한경면 소재 물놀이 명소인 판포포구는 이른 아침부터 더위를 식히러 나온 피서객으로 붐볐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그늘막과 텐트는 일찌감치 대여가 끝났고 물놀이 용품 대여장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주요 해수욕장도 물놀이 인파가 가득했다. 특히 삼양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 이호테우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등에서는 이날 축제가 열리면서 원담(돌담을 쌓아 고기를 잡는 제주의 전통어로 방식)에서 맨손으로 고기잡기 등의 체험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판포포구에서 만난 관광객 오모씨(서울 거주)는 "해수욕장 이외의 물놀이 장소를 찾다 이곳을 알게 됐다"며 "날씨가 덥기는 하지만 물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칭이 있는 대구에서는 '백화점 피서'를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도시철도 1호선과 연결되는 롯데백화점 지하도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시민들은 백화점이 개점되자마자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권모씨(55)는 "쇼핑과 피서를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은 백화점"이라며 "아침부터 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포항 구룡포해수욕장에서는 '오징어 맨손잡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열려 피서객들의 발길을 잡기도 했다.
이날 오전 폭염경보가 발효된 전남 함평 돌머리해수욕장도 몰려든 피서객으로 '물 반 사람 반'인 모습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타들어가는 날씨를 이기기 위해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특히 함평 해수욕장에 위치한 어린이 전용 야외 물놀이장에서는 반나절 만에 새까맣게 탄 아이들이 선크림을 덧바르려는 부모들의 손도 마다찬 채 물놀이에 한창이었다.
아이들은 각종 놀이기구가 쏟아내는 찬물을 맞으며 흘러내리는 땀을 씻어냈다.
전북에서 여행을 온 이모씨(24) 커플은 "바다에 들어가니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느낌"이라며 "물 때를 맞춰서 잘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체들이 일제히 여름휴가에 들어간 울산에서도 진하해수욕장, 일산해수욕장도 현대중공업 등에 올 여름 개장 이후 가장 많은 피서 인파가 몰렸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을 비롯해 전국 전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서울, 부산, 광주, 대구, 경기도(부천, 수원, 의왕 제외),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에 폭염 경보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폭염 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이고, 하루 최고 열지수가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한 햇볕과 높은 습도로 인해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또 폭염으로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격렬한 야외 활동은 되도록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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