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세대’ 라스트댄스에도 무득점 2연패…벨호, WC 2연속 조별리그 탈락 ‘위기’

여자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모로코전에서 실점하고 있다. 2023.7.30. 애들레이드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황금 세대’의 라스트댄스도 조별리그 2연패를 막지 못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모로코와 H조 2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차전 콜롬비아(0-2 패)전에 이어 2연패로 조별리그 조기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모로코에 첫 득점과 첫 승의 제물이 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대표팀에는 ‘악재’가 닥쳤다. 주전 수비수 임선주가 워밍업을 하다 종아리 통증을 느껴, 심서연으로 갑작스럽게 교체됐다. 이 여파로 대표팀은 전반 초반 수비진이 흔들렸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아이트 엘 아즈의 크로스를 즈라이디가 방향을 바꿔놓는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3분에는 홍혜지가 걷어내려던 헤딩이 가까스로 크로스바를 넘겨 자책골을 면하기도 했다.

박은선이 30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모로코전에서 헤딩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3.7.30. 애들레이드 | 연합뉴스

대표팀은 점차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최전방에 배치된 박은선의 제공권을 활용해 공격을 풀어갔다. 박은선이 후방 패스를 헤딩으로 떨어뜨리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후 과정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전반 19분 추효주의 슛이 제대로 맞지 않아 골대를 벗어났다. 6분 뒤에는 지소연의 크로스를 박은선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문미라와 최유리를 투입해 변화를 먼저 택했다. 주도권을 쥔 대표팀은 시종일관 모로코를 밀어붙였다. 후반 23분에는 박은선을 빼고 전은하를 넣었다. 벨 감독은 이후 케이시와 천가람 등 공격수를 연달아 넣어 만회골을 노렸다. 공격수의 숫자가 대거 늘었지만 끝내 유효 슛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조소현이 30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모로코전에서 득점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3.7.30. 애들레이드 | 연합뉴스

이른바 ‘황금세대’의 분투도 월드컵 무대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소연을 필두로 조소현, 김혜리 등 여자축구를 이끌어 온 한 세대가 함께 치를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월드컵이었다. 그렇기에 2015 캐나다 대회에서 이룬 16강 그 이상을 다짐했다. 그러나 세계의 ‘벽’은 여실히 체감했다.

FIFA 랭킹 17위인 대표팀은 25위 콜롬비아, 72위 모로코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특히 지소연은 2019 프랑스 대회의 3전 전패 아픔을 씻고자 했다. 유럽 생활을 마감하고 국내 WK리그로 복귀를 선택한 것도 월드컵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끝내 또 한 번 월드컵에서 눈물을 흘릴 위기에 처했다.

한편 대표팀은 다음달 3일 FIFA 랭킹 2위 독일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