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염정아, “김혜수 언니는 물 속에서 입 벌리고 웃더라”[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염정아(51)는 수영을 못했다. 물에 들어갈 생각조차 안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영화 ‘밀수’ 시나리오를 읽고 욕심이 생겼지만, 물에 대한 공포는 여전했다. 그는 결국 3개월 동안 훈련한 끝에 물과 친해졌다.
“김혜수 언니는 물 속에서 입을 벌리고 웃더라고요(웃음). 입으로 물이 안들어가나봐요. 저는 한 번도 입을 벌린 적이 없어요.”
김혜수와의 워맨스, 언니한테 매일 칭찬 받아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그는 해녀들의 리더 진숙 캐릭터를 열연했다. 절친이었던 춘자(김혜수)와는 어떤 오해로 앙숙으로 변한다.
“혜수 언니는 제게 ‘너는 힘들이지 않고 연기하는데 그게 너무 잘 전달된다’고 칭찬해요. 그 말을 100번도 넘게 들었어요. 그렇게 나한테 힘을 주는 좋은 언니죠.”
이들은 1996년 MBC 드라마 ‘사과꽃 향기’에서 스치듯 만난 이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둘은 관록의 연기로 '밀수'의 극적인 재미를 끌어올렸다.
“혜수 언니 연기를 너무 좋아했어요. ‘타짜’의 정마담은 잊을 수 없죠. ‘열한번째 엄마’도 너무 좋았어요. 최근 드라마 ‘슈룹’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죠.”
류승완 감독은 정확하고 집요해
류승완 감독은 ‘밀수’ 시나리오에 영화에 사용한 70년대 유행가를 적어놓았다. 염정아를 비롯한 배우들은 ‘앵두’ ‘연안부두’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등의 음악을 들으며 연기했다.
“노래를 듣고 연기하면 큰 도움이 되요. ‘이런 분위기의 장면을 촬영하는구나’ 라고 바로 알 수 있으니까요.”
류승완 감독은 준비가 철저하고 집요했다. 될 때까지 시켰다. 대본을 직접 썼는데, 모든게 너무 정확했다. 답을 모를 때 감독에게 의지했다. 그게 편하다고 했다.
연기 인생 터닝포인트는 ‘카트’
1991년 미스코리아 선(善)으로 선발돼 연예계에 데뷔한 염정아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에서 표독스러운 계모, 최동훈 감독의 ‘범죄의 재구성’(2004)에선 섹시한 ‘구로동 샤론 스톤’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두 영화 이후 계속 센 캐릭터 연기 제안이 들어왔다.
“그래도 그 두 영화 덕분에 오늘날의 제가 있는거죠. 그때가 30대 초반이었어요.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그 덕에 영화를 계속 할 수 있었어요.”
센 이미지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가 들어오지 않을 무렵, 그는 영화 ‘카트’(2014)로 연기의 폭을 확장했다.
“‘카트’의 생활연기를 좋게 보신 분들이 많았어요. 실제로 저는 일 안할 때는 완전히 생활인이거든요. 엄마이고, 아내이니까요. 일과는 완전 분리됐어요. 그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요. 땅에 발을 붙이는 연기의 원동력인 셈이죠.”
그는 올 하반기에 ‘외계+인2’로 관객을 만난다. 1편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염정아와 조우진의 코믹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염정아는 “1편에서 빌드업을 해놓았기 때문에 2편이 훨씬 재미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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