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은 '고강도'인데 월드컵에선 '저강도', 女축구 민낯 드러났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여자 월드컵에 임하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슬로건은 '고강도(높게 강하게 도전하라)'였다. 하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저강도'의 밋밋한 축구로 일관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월드컵 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시30분 호주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조별리그 2연패로 탈락 직전에 몰렸다.

한국은 지난 25일 사실상 16강 진출의 성패가 걸렸다고 봤던 콜롬비아에 0-2로 패하며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심지어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실점을 헌납하고 골키퍼의 펀칭 실수로 추가골을 내주는 등 실점 과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사실상 자멸하고 만 것.

한편 모로코도 피파랭킹 2위인 독일에게 0-6 대패했다. 맞대결에서 지는 팀은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되는 것이었다. 일단 한국은 모로코를 이기고 3차전 독일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선제 실점을 내줬다. 전반 6분 한국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브티삼 지라이디가 문전에서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먼쪽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이후에도 패스 연결에 불안함을 보이며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하지 못했고 유효슈팅 하나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이겨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데 모로코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상대의 수비벽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포백 전환 등 전술 변화를 시도하며 주도권을 가져오긴 했지만 끝내 동점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다. 아직 조 최강자 독일을 만나지도 않았지만 벌써 '0득점3실점' 2패다.

심지어 모로코는 월드컵 첫 출전 팀이자 피파 랭킹 72위로 한국(17위)에 한참 못 미친다. 또한 독일에 0-6 대패를 당한 팀인데 한국에는 1-0으로 이겼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내내 '고강도(높게 강하게 도전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세계를 향한 당찬 포부를 내세웠다. 하지만 슬로건이 민망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2패를 당하며 탈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