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돌아온 권영세···갑론을박 역할론 “윤 대통령 뜻에 달려”

문광호 기자 2023. 7. 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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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북한 이탈주민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는 통일부 소속기관인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하나원에서 하나원 개원 24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 장관직을 마치고 여의도로 돌아왔다. 당내에서는 중진으로서 권 의원이 맡아야 할 역할을 두고 비상대책위원장, 공천관리위원장 등 다양한 직책이 거론되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한편에선 복귀 직후 불거진 가상자산 투자 논란 등 악재에 공천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지난 28일 김영호 신임 통일부 장관의 임명에 따라 퇴임하며 국회로 복귀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합리적 태도, 무계파에 가까운 정치적 성향 등을 근거로 권 의원이 당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30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경륜 있는 중진으로서 그동안 당의 무게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이 주어진다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은 권 의원이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사무총장,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등을 맡아 중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한다. ‘친박근혜(친박)’으로 분류되는 권 의원이 ‘친이명박(친이)’ 의원들과의 갈등 중재에 노력해 당의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는 ‘친윤석열(친윤)’로 분류되지만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중진 의원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해 장관 청문회에서 “대북 정책은 이어달리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야당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만 ‘통일부 장관으로서 보여준 것이 없다’는 일각의 평가는 권 의원의 운신의 폭을 좁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으로서 딱히 한 게 없다.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중진으로서 영향력을 깎아 먹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원하는 통일부의 변화를 주도한 것도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통일부는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며 변화를 주문했다. 후임으로 극우적 성향을 보여온 김영호 장관을 임명한 것도 이러한 대통령의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신뢰가 영향력으로 직결되는 당 상황에서 이는 권 의원의 행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의원은 “(권 의원이 맡을) 구체적인 역할은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의 결정 사항”이라며 역할론에 조건이 따라붙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상자산 투자 논란도 악재다. 권 의원은 2020년 3000만~4000만원을 투자해 3년여간 400회 이상 가상자산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권 의원에게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윤리특위에서 징계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 의원의 지역구인 용산구 공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포갑 등 다른 지역구 공천까지 거론된다. 지역구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권 의원의 측근 박희영 용산구청장 공천 책임론도 제기된다. 권 의원은 주위에 용산구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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