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주행' 오토바이 가로막은 차선 변경 버스…"무죄"

'차로 간 주행(틈새 주행)' 중인 오토바이(본문의 사건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뉴시스

차로를 변경하면서 다른 차량을 방해하더라도 방해된 차량이 '차로간 주행(틈새 주행) 오토바이'인 경우 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봉준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40대 버스기사 A씨에게 지난달 23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22일 퇴근시간대 서울 강남의 편도 3차로 도로에서 버스를 몰았다. 버스는 당초 3차로로 주행했지만 전방에 주차된 SUV를 발견한 뒤 2차로로 차선을 옮겼다가 다시 3차로 진입을 시도했다.

버스가 3차로에 들어서는 순간 오토바이 한 대가 버스의 오른쪽 뒤편에서 급정거했다. 이 오토바이는 버스가 2차로로 옮겨간 사이 버스와 SUV 사이로 주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행 중인 차량은 도로교통법 19조 3항에 따라 다른 차의 정상적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을 경우 진로를 변경할 수 없다. 검찰은 버스가 오토바이를 위험하게 했다며 A씨를 약식기소했고 A씨는 벌금 20만원 약식명령이 나오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 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차로의 정의는 한 줄로 도로를 통행하도록 차선으로 구분한 차도의 부분이고 이른바 '차로 간 주행'은 도로교통법에 예정된 정상적 통행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또 "3차로가 SUV 차량으로 막힌 상황에서 뒤따르던 오토바이가 가장자리 내지 틈새로 진행해 갑작스럽게 등장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A씨에게 진로 변경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그대로 확정됐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