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이 놀란 장수 지진 재난문자, 규모 3.5인데 전국 발송된 까닭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29일 늦은 오후, 시민들이 지닌 다수의 휴대전화가 경고음과 진동을 통해 긴급재난문자 도착을 알렸다. 급작스러운 소리와 진동에 놀랐던 시민들 대부분은 전북 장수군에서 일어난 규모 4.1의 지진 관련 안내라는 내용을 들여다보고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진앙과 가까운 전북 장수에서는 최대 진도 5의 지진에 유감신고가 잇따랐지만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없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7시7분59초쯤 전북 장수군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으며, 12초 뒤인 7시8분11초쯤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에 송출됐다. 장수군 북쪽 17㎞ 부근(북위 35.80도, 동경 127.53도 ±0.5km), 깊이 6㎞에서 발생한 이 지진의 최초 관측은 지진 발생 2초 뒤인 7시8분1초에, 재난문자 발송은 관측 10초 뒤에 이뤄졌다.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재난문자엔 규모 4.1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것은 최초 자동분석에서 추정된 규모가 4.1이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5분쯤 뒤인 오후 7시13분쯤 수동 분석을 통해 지진 규모를 3.5로 정정했다.
기상청은 또 최초 자동분석에서 지진 규모가 4.1로 추정된 탓에 긴급재난문자가 전국으로 발송됐다고 설명했다.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재난문자가 전국에 자동 발송된다. 지진 규모가 3.5 이상 4.0 미만인 경우는 지진 발생 위치를 중심으로 반경 80㎞에 해당되는 광역시·도, 규모 3.0 이상, 3.5 미만인 경우는 반경 50㎞에 해당되는 광역시·도에 재난문자가 발송된다.
긴급재난문자 수신 시의 음량은 40㏈(데시벨)이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수신을 거부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의 재난문자는 수신을 거부해도, 발송된다.
이번 지진의 최대진도는 전북 지역 5, 경남과 충남, 충북 지역 3, 경북과 광주, 대전, 전남 지역 2로 기록됐다. 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수준이다. 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29일 오후 8시 30분까지 전국에서 52건이 접수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 3위에 해당한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은 지난 5월15일 오전 6시27분37초쯤 강원 동해에서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이다. 두번째는 지난 1월9일 오전 1시28분15초쯤 인천 강화군에서 발생했던 규모 3.7의 지진이다. 장수 지역의 과거 최대 규모 지진은 2012년 5월 11일 규모 3.9 지진이었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선 규모 2.0 이상 지진이 총 59건 발생했다. 규모 3.0 이상 4.0 미만은 9건, 규모 4.0 이상 5.0 미만은 1건이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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