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대통령의 가족이 헌정 이후 처음…청와대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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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쓰시던 영문 타자기를 보니, 살아 꿈틀대는 듯 합니다. 외교 인프라가 부족하던 그 시절에 아버님은 한미동맹과 관련된 문서를 직접 작성하셨어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었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가 이 전 대통령이 쓰던 영문 타자기 앞에서 이렇게 말하자 같은 자리에 있던 윤보선·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의 가족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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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쓰시던 영문 타자기를 보니, 살아 꿈틀대는 듯 합니다. 외교 인프라가 부족하던 그 시절에 아버님은 한미동맹과 관련된 문서를 직접 작성하셨어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었죠."
지난 29일 청와대 본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 조혜자 여사가 이 전 대통령이 쓰던 영문 타자기 앞에서 이렇게 말하자 같은 자리에 있던 윤보선·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의 가족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섯 대통령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건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최한 이날 모임엔 조 여사를 비롯해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들 윤상구 동서코포레이션 대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박근혜 동생인 박지만 EG 대표이사 회장,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개방 1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함께 관람하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마련된 이 전시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스케치한 반려견 그림, 노 전 대통령이 즐겨 불었던 퉁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깅화 등 역대 대통령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이 전시돼있다. 개막한 지 2개월 만에 23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들은 함께 전시장을 돌면서 역대 대통령들을 상징하는 소품을 관람했다. 박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그린 반려견 스케치를 보고 "젊은 세대에게 아버지 시대의 이야기는 멀고 어려웠는데, 반려견 스케치를 통해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것 같다"고 했다. 노 이사장도 퉁소 앞에서 "아버지가 멕시코 방문 때 '베사메무초'를 부르셨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이전에 음악 정상외교를 하셨다"고 말했다.
전시를 둘러본 후 이들은 "이런 만남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이라며 "자학(自虐)과 부정의 대통령 역사관에서 벗어나, 통합과 긍정의 대통령 문화가 퍼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번 모임은 현대사 속 갈등과 대립을 후대의 대통령 가족들이 역사적 화해를 통해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만들자는 다짐의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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