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플랫폼 경제' 강조에 지방정부들 앞다퉈 빅테크에 손내밀어

윤고은 2023. 7. 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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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경제 회복을 위해 플랫폼 경제를 다시 강조하고 나서자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에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겠다면서 정보기술(IT)업계 단속에 나섰던 중국 중앙정부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시 플랫폼 경제에 희망을 걸자 지방정부들도 바로 태세 전환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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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매체 "항저우·베이징·텐진·선전 등, IT 기업들과 협약 체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경제 회복을 위해 플랫폼 경제를 다시 강조하고 나서자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에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겠다면서 정보기술(IT)업계 단속에 나섰던 중국 중앙정부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시 플랫폼 경제에 희망을 걸자 지방정부들도 바로 태세 전환을 하는 것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시 정부는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보안 기업 치후360과 관내 사이버 안보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 본사가 있는 치후360은 해당 협약에 따라 항저우에 지역 본부를 세우고 현지 혁신 작업에 나선다.

항저우시 정부는 이달 초 게임 기업 넷이즈와 인공지능(AI), e스포츠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에 앞서 지난 1월에는 현지에 본사가 있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는 협정을 맺었다.

중국 다른 도시들도 기술기업들과 잇달아 협력 강화에 나섰다.

베이징시의 인리 당서기는 지난 27일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 짧은 동영상 기업 콰이쇼우,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간부들을 불러모아 소비자 기술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 며칠 전에는 베이징시 인융 시장이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창업자를 만나 베이징시의 고품질 발전에서 민간 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텐진시와 선전시도 각각 5월과 이달 검색 포털 바이두와 생성형 AI를 활용해 지역 기업들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제로 코로나' 3년으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자 중국은 작년 12월 중앙 경제공작회의에서 빅테크 규제 철회 입장을 밝혔다.

이달 12일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배달 및 차량 호출 업체 메이퇀, 짧은 동영상 공유 업체 더우인,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알리윈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플랫폼 기업 관계자 좌담회를 개최했다.

리 총리는 좌담회에서 "플랫폼 경제가 시대 발전의 큰 흐름에서 시기를 잘 타서 수요 확대에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혁신 및 발전에 새 엔진을 제공했다"며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새로운 여정에서 플랫폼 경제는 전도가 유망하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발전을 견인하고 고용을 창출해 국제 경쟁에서 크게 실력을 떨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좌담회는 중국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법, 은행업감독관리법 등을 적용해 알리바바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과 산하 기업에 벌금 71억2천300만위안(약 1조2천800억원)을 부과한 지 5일 만에 개최됐다.

앤트그룹에 거액의 벌금이 부과됐지만 이는 2021년 당국이 알리바바에 부과한 182억 위안(약 3조4천억원)의 반독점 벌금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규모다.

이에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마침내 종료되고 불확실성이 제거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13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 당국의 2년여에 걸친 '빅테크 때리기' 영향으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바이두, 징둥 등 중국의 5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시가총액이 규제 이전과 비교해 약 1조1천억 달러(약 1천400조원)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당국의 규제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빅테크들은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고, 이는 청년실업률을 끌어올리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인 21.3%를 기록했는데, 그 배경에는 단순한 일자리 부족보다는 IT 등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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