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안’놓는게 아니라 ‘못’놓아, “살려니 일하는 것”.. 일하는 노인, 왜 늘었나 봤더니

제주방송 김지훈 2023. 7. 30. 14: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보고 “80세 이상도 37만 명 이상”
65∼69세 평균임금 103만 원·80세 이상 23만 원
공적 연금 수급액 한계.. 노후생활 영위 ‘태부족’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 많아 “정책 제고 필요”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노후에 부족한 생활비가 ‘자의 반, 타의 반’ 고령층을 일터로 내모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명 중 1명이 공적 연금 등으로는 생계 유지조차 어려워 일자리를 찾아 근로현장에 나섰습니다.

취약한 노후 소득 때문에 일터로 향하는 65세 이상 노인이 꾸준한 증가세인가 싶더니 2018년 이후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해, 3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 65세 이상 고용률 매년 증가세.. 전체 취업자 대비 10배 수준

오늘(30일)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의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 증가 현황과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용률이 2012년 30.1%에서 2022년 36.2%로, 10년 전에 비해 6%포인트(p)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336만 5,000명으로, 최근 5년간(2018∼2022년) 연평균 9% 증가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취업자 수가 같은 기간 연평균 0.9%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10배 수준에 달합니다. 그만큼 노인 취업자 증가 폭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80세 이상 취업자는 같은 기간 20만 4,000명에서 지난해 37만 6,000명으로 연평균 16.5% 늘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진희 연구위원은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가 많아진 것은 건강한 노인이 늘었지만, 노후 소득이 불충분하기 때문”이라면서 “공적인 연금 수급액이 낮아 생활비에 보태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지난해 65∼79세의 노동시장 참가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돼서·돈이 필요해서’(51.7%)가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일하는 즐거움 때문에’(8.0%), 기타(40.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질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2명 중 1명 이상, 정말 여건이 되어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미치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공적 연금 “생활 유지에 부족”.. 일자리 찾아 나서

실제 이같은 현실은 부족한 공적 연금 등의 실태가 고스란히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의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서 보면 지난 1년간 전체 고령층의 50.3%(778만 3,000명) 정도만 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나, 연금 수령층이 전체 절반을 조금 넘는데 그쳤습니다.

연금 수령자 비중이 전년보다 다소 늘었지만 절반 가까이는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더구나 이들 고령층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전년보다 6만 원 늘어난 75만 원으로, 25만~50만 원 미만(44.6%)이 가장 많았고 50만~100만 원 미만(30.2%), 150만 원 이상(12.2%) 등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0대 이상 중고령자의 적정 생활비가 부부 합산 월 277만 원, 개인 월 177만 3,000원인 점으로 조사돼, 현 연금 수급 형태에선 사실상 제대로 원하는 생활을 영위하기란 어려운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고령층에게 일자리는 필요하고, 또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 요구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연령대 높아질 수록 월급 수준 낮아.. “적정 일자리 창출 필요”

고령층의 월평균 임금은 연령이 높아질 수록 하향세를 보였습니다. 65∼69세 103만 원, 70∼74세 70만 원, 75∼79세 37만 원, 80세 이상 23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일을 한다고 해도, 그다지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진 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일자리와 과거 자신의 주된 경력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38.0%는 ‘매우 관련 있음’이라 답했고 12.9%는 ‘약간 관련 있음’, 14.2%는 ‘별로 관련 없음’, 34.9%는 ‘전혀 관련 없음’이라 답했습니다.

성별로 남성이 임금근로자 49.5%(상용 23.2%·임시 20.4%·일용 5.9%), 비임금근로자 50.5%(고용주 4.8%·자영업자 44.2%·무급가족종사자 1.5%)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은 임금근로자 63.5%(상용 13.8%·임시 45.0%·일용 4.7%), 비임금근로자 36.5%(고용주 2.5%·자영업자 18.2%·무급가족종사자 15.9%)로 나타났습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 서비스업(29.3%)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사업시설관리 서비스업 14.1%,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과 숙박·음식점업 11.3%,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 9.6%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보고서에선 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고령화가 심화하면 고령층 취업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들이 과거 경력이나 역량을 활용해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고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