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칼부림’에 호신용품 구매행렬…잘못썼다간 된통 당한다는데
경찰·전문가들 “무조건 도망치는 게 우선”
차선책은 ‘가스총’…정당방위 인정 어려워
A씨는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원한 관계도 아닌 젊은 남성을 상대로 범행이 이뤄졌다. 누구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막연하게 나는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 착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흉기난동범 조선(33)이 신림동에서 범행을 저지른 지난 21일 이후 호신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가스총 외에 후추 스프레이나 전기 충격기 등도 주목받고 있는데 잘 알아보지 않고 구매해 사용하면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30일 네이버쇼핑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20~50대 소비자 중 40대·50대 여성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호신용품이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40대 여성과 50대 여성에서 검색어 1위는 화장품이었고, 호신용품은 2위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나이나 성별에 따라 관심을 가진 호신용품 종류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젊은 남성 소비자들은 비허가 가스총과 비허가 전기충격기, 삼단봉 등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 반면 남성만큼 완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여성 소비자들은 후추 스프레이를 주로 검색했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을 구매, 사용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법적으로 정당방위를 인정받는 게 어려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위협에 벗어나고자 삼단봉이나 전기충격기 등을 사용했다가 도리어 가해자로 몰리기가 쉽다는 것이다.
국내 형법상 정당방위를 인정받으려면 ▲지금 부당한 침해(공격)가 발생했을 것 ▲침해의 정도가 상당할 것 ▲자신 또는 타인의 법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행위일 것 등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기준도 모호하고 상황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인정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 현직 경찰관은 “몇 해 전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상대를 제압하고자 삼단봉으로 맞서 싸운 가장이 도리어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며 “수사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건 어떻게든 위협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고, 경찰이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거리에서 이어폰 등을 귀에 꽂고 다니지 않으시는 것도 범죄 예방에 일부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안업계 종사자들은 도망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꼭 필요하다면 소지 허가증을 발급받는 가스총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호신용품보다 법적으로 ‘방어용’ 목적임을 인정받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단점은 가격이다. 가스총 가격은 1만원 이하부터 수십만원대까지 다양한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허가 제품은 불발되거나, 용액이 새어 나와 총구 입구가 막혀 굳을 우려가 있다. 약제 유통기한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반드시 바람을 등지고 유효사거리 내에서 쏴야 한다.
가스총과 마찬가지로 전기충격기도 허가받은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상대에게 빼앗길 염려가 있으므로 끝부분에 끈이 있어 손목에 걸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단 겨울철 등 상대가 옷을 두껍게 입었을 때는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삼단봉은 강한 물리력을 행사하기 좋지만, 타격 부위나 정도에 따라 추후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위급상황에서 상대에게 빼앗길 수도 있으므로 평소 삼단봉을 펼치거나 휘두르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무게와 크기 때문에 휴대하는 게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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