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랑 계약”…데상트, 말본골프에 손배소 냈다 ‘패소’

박정수 2023. 7. 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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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 2019년 말본과 콜라보레이션 제품 계약
한국 영토 내 동일·유사 계약 체결 금지 조항 넣어
말본, 2021년 타사와 계약하고 제품 판매 …데상트, 손배소 제기
法 “‘콜라보’ 아닌 말본 상표 제품 판매…계약 위반 아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데상트코리아가 말본골프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데상트와 콜라보레이션 제품 판매 계약을 맺은 말본이 다른 회사랑 말본 상표를 사용한 제품 제조·판매 계약을 체결, 데상트와의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말본골프2023 래빗 컬렉션. (사진=하이라이트브랜즈)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재판장 김세용)는 데상트코라아가 말본골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데상트는 2019년 8월 1일 말본에 요청해 말본이 디자인한 브랜드 제품에 해당하는 콜라보레이션 제품의 제조·판매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의 주된 내용은 데상트가 2020년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콜라보 제품을 판매·유통할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다.

또 2020년 8월 말까지 판매하지 못한 콜라보 제품의 잔여 재고를 2020년 9월 1일부터 2021년 8월 31일까지 재고를 판매·유통할 권한을 부여 받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데상트에게 말본이 디자인한 콜라보 제품을 제조·홍보·마케팅하고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데상트가 온라인몰을 비롯한 백화점, 대리점, 직영점 등 어떤 형태의 소매 혹은 도매 유통망을 통해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020년 4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말본은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데상트의 사업과 산업에 종사하는 어떠한 개인 혹은 업체와 동일·유사한 계약, 파트너십, 후원 혹은 협업 관계를 만들거나 체결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계약에 넣었다.

만약 말본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데상트는 말본에게 이미 지급한 로열티 및 콜라보 제품 개발·생산에 소요된 비용 등을 보상받을 권한이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데상트는 이러한 계약을 토대로 2019년 8월 30일과 2020년 3월 31일 각각 5만달러씩 총 10만달러를 말본에게 로열티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후 동일 또는 유사한 계약을 말본이 다른 업체와 맺을 수 없는 기간(2020년 4~9월)을 2020년 5~11월로 수정했다가 2020년 9월 다시 2021년 6~12월로 기간을 재차 수정했다.

하지만 말본은 2021년 1월 다른 회사와 국내에서 말본 상표를 사용한 제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게 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21년 4월부터 말본은 말본 상표를 사용한 제품을 제조·판매했다.

이에 데상트는 유사한 계약을 다른 업체와 맺을 수 없다는 조항을 말본이 위반했다며 지급했던 로열티 10만달러와 콜라보 제품 생산 등에 투입된 비용, 이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이익 등 약 1억23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데상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약 내용을 따져보면 말본이 세부 조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고, 데상트의 주장도 살필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계약은 명칭부터 ‘콜라보레이션 계약’”이라며 “계약 조항의 ‘동일·유사한 계약’이란 말본이 다른 업체로 하여금 말본이 디자인한 해당 업체의 제품을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제조·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말본이 2021년 1월 다른 회사와 맺은 계약은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아닌 말본 상표를 사용한 제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게 하는 계약”이라며 “계약 조항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데상트가 주장하는 계약 체결 시점은 조항에서 정한 기간 안에 이뤄지지도 않았다”며 “말본이 계약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주장은 이 사건 계약과 조항에 대한 문리적 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탄생한 말본골프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유럽 등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전략으로 한국에 들어온 지 2년 만에 오프라인 매장을 56개나 열었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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