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권한 발동해 대만에 첫 무기 지원…중국 “대만 화약고 만드는 것”

이종섭 기자 2023. 7. 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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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방부, 일본 방위백서에도 “결연히 반대”
대만 신베이시의 한 해변에서 지난 27일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실시하는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대통령 비상 권한을 활용한 대만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이 “독립은 막다른 길”이라며 대만을 위협하고 나섰다. 중국은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중국을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대만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전날 대만에 대한 3억4500만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은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군사적 지원에는 미국의 방위 물품과 서비스, 군사 교육과 훈련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대만에 지원하는 방위 물품에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가 포함되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대형 무인기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 마이어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패키지는) 대만이 현재와 미래에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자기 방어 능력을 포함한다”며 “패키지의 요소는 방어 비축과 다중 도메인 인식, 방공 능력 등을 다룬다”고 말했다.

이번 군사 지원 계획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때 사용했던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이용해 대만에 무기를 보내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PDA는 비상시 의회 동의 없이 발동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미 의회는 2023 회계연도 예산에 대만 안보 지원 예산 10억달러(약 1조2800억원)를 반영했는데 대통령은 PDA를 활용해 이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 또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할 때와 달리 이미 비축된 무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신속한 무기 지원이 가능하다.

중국은 미국의 계획에 즉각 반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고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이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진당 당국은 미국에 의지한 독립과 무력에 의한 독립을 도모하며 끊임없이 미국에 무기 판매나 군사적 지원을 구걸하고 미국과 군사적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그들의 행동은 대만을 화약통이자 탄약고로 만들고 대만해협에서 전쟁 위험을 격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은 막다른 길”이라며 “민진당이 계속 그 길을 고집한다면 청년들은 총알받이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한편 중국은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대만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일본 방위백서는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수하며 소위 말하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의도적으로 과장했다”며 “중국군의 건설적인 발전과 군사 활동에 먹칠을 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하며, 이미 일본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이자 넘어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며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 중국 인민에게 엄중한 죄책이 있지만 반성하기는커녕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 채택한 2023년도 방위백서에서 중국의 군사 동향에 대해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면서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위력적인 군사 활동을 늘려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불가결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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