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감기걸린다" 유행성 각결막염…이 증상땐 의심을[몸의경고]

백영미 기자 2023. 7. 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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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 접촉 늘면 감염 위험 커져
초기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과 비슷
3일 정도 지나면 눈곱 등 유독 많아져
[서울=뉴시스]여름 휴가철에는 '눈병'으로 알려져 있는 유행성 각결막염을 경계해야 한다. 덥고 습하면 세균·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데 물놀이 등 야외활동으로 사람 간 접촉이 늘면 더 감염되기 쉬워서다. 눈이 붉게 충혈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곱이 점점 많이 끼면 유행성 각결막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23.07.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여름 휴가철에는 '눈병'으로 알려져 있는 유행성 각결막염을 경계해야 한다. 덥고 습하면 세균·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데 물놀이 등 야외활동으로 사람 간 접촉이 늘면 더 감염되기 쉬워서다. 눈이 붉게 충혈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곱이 점점 많이 끼면 유행성 각결막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결막에 생긴 염증성 질환이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철 오염된 수영장 등의 물이 눈에 닿거나 감염자의 눈 분비물에 직접 닿거나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쉽게 감염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이 생기면 주로 눈 충혈, 간질거림, 눈곱, 눈물 흘림, 이물감 등이 나타난다. 대부분 한쪽 눈에 걸린 후 반대쪽 눈에도 전염된다. 눈물을 통해 나온 바이러스가 반대편 눈으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눈이 붉게 충혈되고 눈꺼풀이 부어오르기도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다. 어린이의 경우 두통, 오한, 인후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강민석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대부분의 소아들은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돼 감기에 걸린다"면서 "감기에 걸리면 유행성 각결막염도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초기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보통 감염 후 3~4일 정도 지나면 눈곱 등 분비물이 유독 많아진다는 점에서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구분된다.

강 교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감염 후 초기 간지럽고 눈꺼풀이 붓는 등의 증상이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슷하지만 3일 정도 지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곱이 많이 껴 눈을 뜨기 힘들다"면서 "특히 아기들은 증상을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유독 많이 낀다면 부모가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두결막염도 유행성 각결막염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다만 결막염 외에도 발열, 인후염, 림프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2주 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진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특수한 조명 장치와 현미경으로 구성된 세극등 검사로 눈을 관찰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여서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세균에 의한 2차 감염 등을 막기 위해 항생제 안약을 점안한다. 보통 보름 정도 지나면 치료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결막에 가성막(눈꺼풀 아래에 생기는 뿌연 막)이 생기고, 각막에 상처가 생겨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 경우 가성막을 벗겨야 통증이 가라앉는다. 현미경으로 눈의 상태를 살펴본 후 면봉에 마취제를 묻혀 살짝 닦아주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특히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하면 유행성 각결막염이 각막(검은 동자)으로 이환돼 각막 상피하 혼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강 교수는 "각막 상피하 혼탁이 각막의 중심부에 생기거나 혼탁 범위가 크면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각막 상피하 혼탁이 발견되면 환자의 눈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안약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렸을 경우 음주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아 자제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환자라면 눈과 렌즈 사이에 오염물질이 껴 렌즈 자체가 오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사용을 삼가해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 전염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접촉으로 감염되고 전염력이 강해서다. 또 가족 중 한 명이 유행성 각결막염이 생기면 다른 구성원에게 옮기기 쉽기 때문에 수건, 침구 등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물건들을 공유하지 않는다. 환자와 가족 모두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강 교수는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평소 더러운 손으로 눈을 만지는 것도 삼가해야 한다"면서 "사람이 많이 몰리는 수영장 등을 이용할 때 가급적 콘택트렌즈 착용을 피하고, 부득이하게 껴야 한다면 세척을 자주 하거나 일회용 콘택트렌즈를 사용한 후 폐기할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여름철 주의해야 할 눈 질환으로는 안구건조증, 백내장 등이 있다. 여름철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해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눈이 건조해져 안구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발생하는데, 특히 여름철 강한 자외선 등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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