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이동관, 전학 미뤄달라 했다”…‘아들 학폭’ 입장문과 배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아들학교 폭력 문제로 김승유 전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에게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김 전 이사장은 “사실관계를 이사장한테 어떻게 확인하겠냐”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거짓 해명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후보자는 아들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8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당시 김 전 이사장과 전화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무엇을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또 “상징적 지위에 있는 이사장의 영향력을 기대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며 “어떤 부모도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 앞에서 ‘을 중의 을’일 수밖에 없는 것이 학교 교육 현장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이사장한테 어떻게 확인하겠냐”면서 “이사장이 애들(학생들) 그런 것을 어떻게 아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전화했던) 당시에는 학폭인지 아닌지도 알지 못했다”면서 “(이 후보자 아들이) 권투반을 들었던 모양인데, 권투를 배우고 나서 괜히 손을 뻗고 하다가 싸움이 있었다는 그런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가 전화해서 한 말은) 시험은 보고 전학을 가게 해달라는 것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시 이사장이었던 자신은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문제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위치도 아니었고 사건 내용도 몰랐는데 이 후보자가 자신의 시각으로 사건 내용을 설명하면서 ‘시험은 보고 전학을 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사장의 영향력을 기대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이 후보자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 후보자 아들의 학폭 사건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이 2012년 하나고가 사건을 인지하고도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은 점이다. 이 후보자가 김 전 이사장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진 뒤 이 통화가 사건 처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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