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F] '셔틀콕 무결점'으로 성장, 안세영 일본오픈 우승…올해 7번째 우승 위업(종합)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김한림 영상기자] '셔틀콕 천재'가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무결점'으로 성장했다. 안세영(21, 삼성생명, 세계 랭킹 2위)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일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만 7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안세영은 30일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슈퍼 750대회 일본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 세계 랭킹 5위)를 2-0(21-15 21-11)으로 제압했다.
일본오픈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지난주 코리아오픈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올해만 11번 결승에 진출해 7번이나 우승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해 인도오픈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전영오픈, 태국오픈, 싱가포르오픈, 코리아오픈 그리고 일본오픈까지 7번이나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일본오픈은 코리아오픈에 이어 여자 배드민턴의 '빅4'로 불리는 강자들이 모두 출전했다. 안세영은 전날 준결승전에서 타이쯔잉(대만, 세계 랭킹 4위)을 2-0(21-17 21-12)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우승을 놓고 맞붙을 것으로 예상한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세계 랭킹 1위)와 '천적' 천위페이(중국, 세계 랭킹 3위)는 각각 16강과 8강에서 탈락했다. 이들 대신 결승에 오른 이는 세계 랭킹 5위 허빙자오였다.
지난해까지 안세영은 허빙자오를 상대로 4전 전패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5번 만나 모두 승리하며 '천적 징크스'를 털어냈다. 지난달 동남아시아 시리즈부터 코리아오픈과 일본오픈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압한 안세영은 '현역 최강자'로 우뚝섰다.
특히 원래 장점인 수비는 물론 다양한 공격력과 경기 운영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약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처럼 '배드민턴의 무결점'으로 성장한 안세영은 시즌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세트 초반, 허빙자오는 안세영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안세영의 수비가 한층 단단해지면서 허빙자오의 실책이 쏟아졌다. 안세영은 랠리 싸움은 물론 양념처럼 더해진 절묘한 헤어핀으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정교한 대각 공격과 상대에 허를 찌르는 드롭샷까지 연속 득점으로 연결됐다. 안세영은 1세트를 21-15로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안세영의 기세는 2세트로 이어졌다. 허빙자오는 장기인 빠른 공격으로 맞섰지만 안세영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랠리 싸움에서 안세영을 공략하지 못한 그는 연속 실점을 허용했고 점수 차는 7-14로 벌어졌다.
모든 코트를 광범위하게 지켜낸 안세영은 긴 랠리 싸움에서 허빙자오를 압도했다. 17-10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은 안세영은 2세트도 잡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안세영은 올해는 '무실세트'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앞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전에 나선 '킴콩조' 김소영(31, 인천국제공항)-공희용(27, 전북은행) 조는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이상 중국) 조를 2-0(21-17 21-14)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김소영-공희용 조는 2019년 일본오픈 우승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또한 올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과 태국오픈 우승 이후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3월 전영오픈 8강전에서 김소영-공희용은 천칭천-자이판 조를 2-1(19-21, 22-20, 24-22)로 눌렀다. 8강에서 '대어'를 낚은 이들의 기세는 결승까지 이어졌고 결국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싱가포르오픈 8강전에서는 천칭천-자이판 조에 0-2(12-21 14-21)로 완패했다. 지난 23일 전남 여수에서 막을 내린 코리아오픈 결승전에서도 중국 조에 1-2(10-21 21-17 7-21)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일본오픈에서도 결승에 오른 김소영-공희용 조는 일주일만에 천칭천-자이판과 재회했다. 설욕 기회를 잡은 김소영-공희용은 코리아오픈 때보다 한층 탄탄해진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했다. 또한 맞붙 공격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만리장성을 넘었다.
김소영-공희용 조는 천칭천-자이판 조와 상대 전적에서 5승 10패를 기록했다.
1세트 초반 코리아오픈과는 다른 '그물망 수비'로 무장한 김소영-공희용은 중국 조의 장기인 강한 공격을 봉쇄했다. 코리아오픈을 마친 김소영-공희용은 "중국 조가 힘든 점은 빠른 랠리 안에 득점을 올린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당시의 경험을 대비한 듯 김소영-공희용은 랠리를 길게 이어가며 상대 범실을 유도했다.
이러한 전략을 적중했고 11-5로 크게 앞서갔다. 천칭천-자이판 조는 12-20에서 막판 추격에 나섰다. 자이판의 힘이 넘치는 공격이 살아난 중국은 17-20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김소영의 마무리 공격이 득점으로 연결되며 한국이 21-17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초반 김소영-공희용 조는 0-4로 뒤졌다. 그러나 공희용의 과감한 공격으로 따라붙었고 10-10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후 김소영-공희용 조는 탄탄한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천칭천-자이판은 연속 실책을 쏟아내며 무너졌다. 20-14로 앞선 상황에서 중국 조가 깊숙하게 날린 셔틀콕은 코트 라인 밖으로 나갔고 김소영-공희용 조는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2개(여자 단식, 복식)를 획득했다.
일본오픈을 마친 대표 선수단은 호주로 이동해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호주오픈에 참가한다. 안세영과 여자 복식 이소희(29, 인천국제공항)-백하나(23, MG새마을금고) 조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31일 오후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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