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 괜히 먹었네” 이 풀이 약보다 더 효과 좋다니

오가피 순[네이버 블로그]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제는 나물 무침 요리 좀 해봐야겠네”

혈압약보다 더 혈압 조절에 좋은 나물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 환자라면 꼭 챙겨봐야 할 연구 결과다.

충남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과 이종국 농업연구사팀은 2022년 산나물 5종에 대한 웰빙 효과를 분석해 그 결과를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발표했다. 5가지 나물은 두릅 순, 엄나무 순, 오가피 순, 참죽 순, 옻 순 이다.

그 결과 4종 나물에서 혈압을 낮추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 활성도가 높게 나왔다.

안지오텐신은 몸 속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높인다. ACE 억제제는 고혈압의 원인인 안지오텐신이 생기는 걸 막아 혈관이 정상 넓이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고혈압 치료에 쓰인다.

대표적인 고혈압 치료제 ‘에날라프릴’ 성분이 그렇다. 보통 제품명이 ‘프릴’로 끝나면 ACE 억제제로 보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혈압약에는 ACE 억제제 외에도 ARB 제제, 칼슘 차단제, 베타 차단제, 이뇨제 등이 있다”며 “ACE 억제제가 시장에 나온 것도 먼저고 약값도 싼 편이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ACE 억제제 처방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엄나무 순 나물 무침[게티이미지뱅크]

연구사팀 분석에 따르면 이 ACE 억제 활성도는 오가피 순이 88%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엄나무 순의 활성도가 78%였다. 옻 순(62%), 두릅 순(57%)도 높은 활성도를 보였다.

고혈압 치료제인 에날라프릴의 ACE 억제 활성도는 약 75%. 오가피 순과 엄나무 순이 에날라프릴보다 오히려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이종국 농업연구사는 논문을 통해 “오가피 순과 엄나무 순은 고혈압 예방 효과를 위한 좋은 식자재로 보인다”고 밝혔다.

5종 산나물은 단백질 함량도 높았다. 5종 산나물의 단백질 함량은 37~46%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고단백 식품에 해당한다. 특히 ACE 억제 활성도가 높은 오가피 순은 단백질 함량도 46%로 가장 높았다.

반면 비타민C 함량은 옻 순, 참죽 순이 높게 나타났다. 엽산 함량도 나물 5종 모두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 약[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의 한 내과 의원 A원장은 “식물에 ACE 억제 효과가 있어 고혈압 환자가 먹으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나물은 보조요법일 뿐이어서 복용 중인 혈압약은 꾸준히 먹으면서 나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