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BTS 정국, 이러면 반칙이죠 [MD칼럼]
[박서연의 직진]
듣자마자 '와 진짜 좋다'라는 탄성이 터졌다.
출근 전부터 출근길, 퇴근길, 자기 전까지 하루종일 아니 며칠, 몇 주 동안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어느샌가 'Monday Tuesday Wednesday…'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방탄소년단 정국은 지난 14일 첫 솔로 싱글 '세븐(Seven)'을 발매했다. 방탄소년단 메인 보컬로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정국은 솔로 가수로서도 새로움을 꾀했다. K팝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세븐'을 누구의 곡인지 모르고 듣는다면 미국 팝송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이건 무조건 해야 된다"며 '세븐'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던 정국. 그의 확신에는 이유가 있었다.
'세븐'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따뜻한 사운드의 어쿠스틱 기타, UK 개러지(1990년대 초반 영국에서 만들어진 전자음악) 장르의 리듬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곡이다. 요즘 해외에서 유행하는 UK 개러지 장르에 영어 노래를 방탄소년단 정국이 부른다. 전주부터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더니 정국이 '사랑하는 사람과 일주일 내내 함께하고 싶다'고 과감하게 말하는데 어찌 안 들을 수가 있겠는가. 특히 익스플리싯(Explicit) 버전은 정국의 방탄소년단 막내 이미지를 깨부술 만큼 강렬하다.
정국의 보컬은 감미로우면서 굉장히 세련되고 트렌디하다. 그 정국의 보이스 컬러가 '세븐'에 가득 녹여져 있다. 어느 한 구간도 지루할 틈이 없이 흘러가는 멜로디에 정국이 맑은 목소리로 내뱉는 과감한 가사가 꽤나 반칙적이다.
정국의 3분 세레나데에 전 세계가 반응했다. 정국은 '세븐'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진입 동시 1위를 차지했다.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등으로 '핫 100' 정상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이니까 1위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국 내 정치 이슈도 있었고, 14주 동안 1위를 지킨 인기곡도 있었다. 더욱이 최근 빌보드가 아티스트 공식 홈페이지 다운로드 횟수를 집계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스트리밍 수치로 1위에 올랐다. 이는 팬이 아닌 리스너들도 '세븐'에 빠졌다는 의미다.
이처럼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완벽주의자' 정국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븐'의 프로듀서 앤드류 와트는 정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불렀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고. "언제 외국가수들이 노래 부를 때 R 발음을 빼는지, 언제 묵음 처리를 하는지 열심히 카피했다"는 정국은 결국 '세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정상에 올라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븐'은 노력하는 정국을 만났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지난 10년간 숱하게 발전해 온 정국이다. 하지만 '글로벌 팝스타'가 되고서도 아직 목이 마르다. "한국적인 가요 느낌과 팝적인 것을 넘나드는 유일무이한 가수가 되고 싶다. 내가 장르를 다 씹어먹을 거다. 나중에 라틴, 오페라, 뮤지컬, 성악까지", "더 위로 가자"는 정국의 포부처럼 앞으로 그가 펼쳐보일 새로운 모습과 더 위로 올라갈 정국의 미래가 기대된다.
그리고 아직 정국의 '세븐'을 안 들은 사람이 있다면 감히 한번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분명 매료될 테니.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빅히트 뮤직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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