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보조 넘어 '치료 열쇠' 노리는 루닛…바이오마커 솔루션 가치 부각

정기종 기자 2023. 7. 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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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AI 선두주자,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앞세워 실적 고공행진
암 분야 치료효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 스코프', 연구목적 외 첫 매출 발생
글로벌사 대상 임상 목적 기술료 유입 효과…상업화 성과 중간단계 성과에 기대감 ↑


루닛이 진단 보조를 넘어 치료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판독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의 해외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과 기업가치 고공행진을 지속 중이다. 하지만 올 1분기 또 하나의 사업 중심축인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 스코프'가 기존 연구용 매출이 아닌 임상 분야 기술료 유입을 통해 유의미한 실적을 일으키며 상업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30일 루닛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1분기 110억원의 매출액 중 42.8%에 해당하는 47억원을 루닛 스코프를 통해 거둬들였다. 매출 비중이 지난해 28.7% 대비 10%포인트(p) 이상 늘었다. 그 규모 역시 지난해 전체 실적(약 40억원)을 1개 분기만에 넘어선 상태다.

현재 루닛의 대표 품목은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다. AI의 딥러닝 기술을 통해 영상 촬영물 판독에서 놓칠 수 있는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보완, 보다 정밀한 진단을 돕는 솔루션이다. 크게 흉부 엑스레이 영상에서 10가지 이상소견을 검출할수 있는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술 영상으로 유방암 의심부위를 검출하는 '루닛 인사이트 MMG'로 나뉜다.

루닛 인사이트군은 해외 성과를 중심으로 회사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다. 불과 지난해 6월까지 500개였던 루닛 인사이트 도입 기관은 올해 3월 2000개를 돌파한 상태다. 해외기관이 1680개로 압도적이다. 1분기 기준 루닛의 국내외 매출 비중 역시 국내 11%, 해외 89%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2억원이었던 루닛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14억원, 2021년 66억원, 지난해 139억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루닛 인사이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9%에 달한다. 1분기엔 첫 100억원대 분기 매출로 한해 실적과 맞먹는 성과를 거둬들이며 연간 실적 경신을 예고한 상태다.

탄탄한 실적 성장세는 기업가치 급등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1만8900원으로 장중 52주 저가를 기록했던 루닛의 주가는 이날 17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상태다. 약 9개월 만에 800% 이상의 상승률이다.

루닛 스코프는 이런 회사의 기존 기록적 행보를 이어갈 차세대 동력으로 꼽힌다. 루닛 인사이트가 진단을 위한 판독 보조 기술이라면, 루닛 스코프는 치료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품목이다. 조직병리 판독을 보조해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을 알아낼 수 있는 생체지표) 발현율을 정량화하거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치료제의 반응을 예측하는 식이다. 최근 의료 동향이 맞춤형 치료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특히 올 들어 발생한 루닛 스코프의 매출이 기존 연구용 목적 수요를 위한 매출이 아니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루닛 스코프의 1분기 매출은 글로벌 액체생검기업인 가던트헬스로부터 수령한 금액이다. 액체생검에 집중해 온 가던트헬스가 치료 임상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 차원에서 기존부터 협력해 온 루닛에 기술료를 지급한 것. 아직 상업화 성과가 무르익지 않은 만큼, 향후 개발 진척에 따라 루닛 스코프의 잠재력이 더욱 높게 평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미 화이자와 로슈, 머크 등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항암 분야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치료제 개발 완료 전 치료반응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특정 약물의 약효는 물론, 환자별 맞춤형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기준 109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인 글로벌 종양 바이오마커 시장은 연평균 11.9%씩 성장해 오는 2027년 2배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중 루닛 스코프가 목표로 하는 시장은 2027년 기준 270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 스코프가 연구용 목적 매출을 제외하고 의미있는 실적이 발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직 상업화가 가시화 된 것은 아니지만 연구용 목적 이후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에서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루닛 스코프 기술력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 큰 상태라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다양한 잠재적 파트너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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