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양보 못한다는 삼성·SK…실적 발표서도 기싸움 벌어진 이유는 [MK위클리반도체]
HBM은 쉽게 말해 D램을 쌓아 만든 제품입니다. 이렇게 되면 마치 데이터가 지나다닐 수 있는 차선이 더욱 늘어나는 효과가 생깁니다. High Bandwidth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죠.
이렇게 되면 동시 데이터 처리 속도가 일반 D램에 비해 훨씬 빨라집니다. 기존에는 HBM 하나를 쓰느니 여러 D램을 쓰는 것이 가격에 유리했기 때문에 상용화가 더뎠죠.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 챗GPT 등 생성형 AI가 대세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HBM이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구세주’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두 회사는 실적 발표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HBM에 대해 간증을 했습니다. 아래는 두 회사의 발언입니다.
메모리반도체는 DDR5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중심으로 AI(인공지능)용 수요 강세에 대응, 전분기 예상한 가이던스를 상회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HBM 제품을 포함한 그래픽D램 분야 매출이 지난 4분기부터 빠르게 오르면서 2분기 현재 전체 매출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상황이 이러니 양사는 누가 과연 HBM의 최강자인지를 두고 자웅을 겨루려고 하고 있습니다.
포문을 먼저 연 건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HBM 분야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앞으로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AI향 제품인 HBM과 DDR5 두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해 2배 이상 늘어나 올해 연간 기준 매출 내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SK하이닉스의 HBM의 시장 장악력이 높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진행된 주요 기관투자가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비공개 기업설명회(IR)에서 내년 HBM 물량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7일 실적발표에서“HBM 시장 선두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 HBM3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용량으로 고객 주문이 들어오는 중”이라며 원조는 본인들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올해 작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Gb 중반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확보했다”며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성 향상 통한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날 하이닉스의 2배 발언을 의식한 듯 “2024년 HBM 캐파는 증설 투자 통해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보할 것이며 향후 수요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 현재까지의 중간 평가는 SK하이닉스의 우위를 꼽는 시각이 많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5세대 제품인 HBM3E 양산에 돌입하고, 2026년 6세대 제품인 HBM4를 양산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아직은 초기시장인 만큼 본격적인 상용화가 된다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역전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최첨단 NCF(논컨덕티브필름) 소재를 개발해 현재 양산 중인 HBM3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두께 제약이 있는 HBM4 16단에서 칩을 직접 접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속적인 신기술 확대로 HBM 선도 업체로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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