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간 교사 100명 극단선택··· 매년 증가세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교사들이 고인이 된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가 사망 전 보호자의 과도한 민원 등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져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6년간 초중고 교사 1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숨진 교사 중 절반은 초등교사였다.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의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취합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공립 초중고 교원은 100명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교사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교사 28명, 중학교 교사 15명 순이었다. 지난해 초중고 전체 교사(약 44만명) 중 초등교사가 44%로 가장 많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중 초등교사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숨진 교사는 2018년 14명에서 2021년 22명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2022년 19명으로 줄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1명이 사망했다. ‘원인 불명’으로 분류된 70명을 제외한 30명 가운데 16명은 우울증·공황장애를 사유로 숨졌다. 기타 사유는 가족 갈등(4명), 신변비관(3명), 질병비관(3명) 등이었다.

자료: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

교육계에서는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 사유가 악성 민원 등 교육활동 침해행위, 무고성 형사고발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교사 집회에서 연단에 오른 한 초등교사는 학생들의 다툼을 제지하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뒤 1년간의 다툼 끝에 최근 혐의를 벗었다면서 “밤낮 가리지 않은 폭언 등으로 환각과 환청 등에 시달리다가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전국 교사 1만137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교권 침해 문제로 정신과 치료·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26.6%에 달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상해·폭행을 가하거나 끊임없이 악성 민원을 제기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사례도 최근 수년간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부모·보호자 등 일반인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2019학년도 227건에서 코로나19 유행으로 등교수업이 줄었던 2020년 116건, 2021년 171건으로 줄었다가 2022년 202건으로 다시 늘었다.

보호자의 교육활동 침해 가운데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의 비율은 2019년 18.5%에서 2022년 22.3%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공무·업무 방해도 7.0%에서 12.4%로 늘었다. 협박은 9.3%에서 11.9%로, 상해·폭행은 3.5%에서 6.9%로 증가했다. 반면 모욕·명예훼손이 차지하는 비중은 49.3%에서 37.1%로 감소했다. 보호자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의 주된 유형이 교사에게 물리적으로 해를 가하거나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등 상대적으로 심각한 형태로 변화한 셈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