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하정우 "스코어는 하늘의 몫, '밀수'→'더 문' 응원"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3. 7. 3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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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하정우가 ‘비공식작전’으로 오랜만에 여름 텐트폴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보다는 대의를 위해 서로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그다.

8월 2일 개봉되는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영화로, 하정우는 극 중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로 향하는 외교관 민준을 연기했다.

하정우가 ‘비공식작전’을 선택한 이유는 단연 김성훈 감독 때문이었다. 영화 ‘터널’을 통해 김성훈 감독과의 작업에서 큰 만족감을 얻었던 하정우에게 ‘비공식작전’은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 나누는 게 재밌다. 감독님의 삶에 태도와 철학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그런 것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이 되는 것 같다. ‘터널’에서도 터널에 갇힌 사람이 마냥 울 수는 없는 거 아니냐. 우울함을 그치고 그다음 행보를 해야 하지 않나. 감독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그런 것 같다. 저도 마찬가지다. 숙취가 있으면 그게 가실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걷는 편이다. 빨리 떨쳐버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 부분이 감독님과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라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다만 로드 무비 형식은 꽤 난관이었다. 여기에 이 여정이 민준과 판수, 오직 두 사람의 버디 ‘케미’로만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도 꽤 난제였다. 하정우는 “저랑 지훈이밖에 없고, 조단역 캐스팅의 앙상블이 한정돼 있지 않나. 그런 지점이 불리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이에 하정우는 “이런 부분에 대해 감독님한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게 어렵다. 그거 제게 주어진 신들이 동어반복되지 않고 잘 흘러갈 수 있게끔 계획을 짰다”면서 “캐릭터와 시나리오의 구축이 상당히 탄탄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하정우는 민준이 레바논에서 납치된 오재석(임형석) 서기관을 만나기 전후로 감정선을 나눴다. 그는 “어쩌면 민준이라는 인물은 별생각 없이 레바논에 간 거다. 초반에는 저의 전매특허인 발랄한 톤 앤 매너를 유지했다면 민준이 오재석 서기관을 만난 후로는 연기톤이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반부는 민준과 판수의 소소한 티키타카 코미디라면 후반에는 끊이지 않는 액션을 중점으로 두고 계획을 짰다”라고 덧붙였다.


하정우가 오롯이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김성훈 감독의 도움이 컸다.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이 만든 세계는 배우들이 진심을 다할 수밖에 없는 세계다”라고 했다. 해외 로케이션이 한 차례 중단됐다가 다시 진행되는 과정에서 김성훈 감독을 비롯해 주지훈,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긴 진심은 하정우가 민준에 완벽하게 몰입하게끔 도왔다.

하정우는 제작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했다. 레바논과 비슷한 풍경을 가진 모로코 곳곳을 찾은 제작진의 힘이 있었기에 영화의 비주얼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하정우는 “그 제작진들이 앞서 다른 작품에서 그러한 일을 계속해오면서 쌓인 노하우들이 축적된 것 같더라. 제작진의 힘이다”라고 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끊임없이 변수가 일어나는 여정에서 민준과 판수의 감정선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부분은 하정우에게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렇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정우는 이에 대해 “하나를 넣으면 하나를 빼야 하는 밸런스의 문제다. 민준과 판수의 전사가 있는데, 그걸 넣으니 뒷부분이 너무 루즈해지더라. 감독님이 편집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피드백을 받고 회의를 하면서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후반부를 위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비공식작전’은 ’ 모가디슈’ ‘교섭’ 등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감독님께 우리의 적은 과거 전작들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런 영화를 기대하고 보러 온 관객들은 너무 오락적이라고 실망할 수 있다. 그런데 상업 영화가 오락적이어야지 다른 미덕이 있나. 그렇게 기획이 돼서 그렇게 시작이 된 영화다. 관객들에게 습한 여름날 밤에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비공식작전’은 ‘밀수’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달짝지근해: 7510’ ‘보호자’ 등 6개의 작품과 여름 텐트폴 대전 왕좌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 하지만 하정우는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서로 잘 돼야 그 시너지로 여름 텐트폴 시장이 활기를 띄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정우는 “(다른 영화들도) 전적으로 응원한다. 결과는 하늘의 뜻이지만. 대결구도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대의를 위해서는 서로 응원해야 한다. 스코어는 하늘의 몫이다. 다 같이 좋은 마음으로 기다려보면 어떨까 싶다”라고 했다.

‘비공식작전’으로 약 3년 만에 극장가로 돌아온 하정우는 올해 쉴 틈 없이 달릴 예정이다. 8년 만에 연출 복귀작인 ‘로비’ 촬영을 시작으로 ‘보스턴 1847’ 개봉을 앞두고 있고, 앞으로 차기작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고. 그러면서도 하정우는 “앞으로 선택할 작품을 예견할 수 없어서 쉽게 말씀 못 드리겠다. 다만 ‘양들의 침묵’ 같은 영화를 찍고 싶다. 앞으로는 부지런하게 시나리오와 기획들을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쇼박스]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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