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서 역대 대통령 가족들 손잡아…“근대화로 국민 통합” “국난 극복”
노재헌 “88올림픽 개최·북방외교, 국민 통합 지평 확장”
김현철 “유훈처럼 강조하신 말씀 ‘통합과 화합”
김홍업,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부부
만찬 사진 보며 “우리 역사에서 드문 사진”
역대 대통령 가족들이 지난 29일 청와대 에 모여 청와대 개방 1주년을 기념해 개최되고 있는 특별전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를 관람했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조혜자 여사, 윤보선 전 대통령의 아들인 윤상구 동서코포레이션 대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EG 회장,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특별전을 관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만남은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초청해 성사됐다.
특별전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유품으로 타자기가 전시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953년 7월 6·25 전쟁이 휴전에 들어갈 무렵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당시 대통령과 상호 방위 조약 체결을 협상하며 직접 타자기로 문서를 작성했다.
조혜자 여사는 “아버님이 쓰시던 영문 타자기가 꿈틀대는듯하다. 감회가 새롭다”며 “외교 인프라가 부족하던 그 시절 아버님은 직접 외교 문서를 쓰셨고 한미동맹과 관련한 문서를 작성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체제 구축과 한미동맹이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 통합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윤상구 대표는 “아버지가 경무대라는 이름을 청와대로 바꾸셨다”며 “여기 전시실에는 여당도 야당도 없다. 나라 발전의 집념, 국민 사랑과 통합의 대한민국만이 살아서 숨 쉬고 있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징 유품으로는 반려견 방울이(스피츠)를 그린 스케치가 전시돼 있다. 박지만 회장은 “아버지는 군인이 되시기 전 초등학교 선생님이셨고, 그림도 잘 그리셨다”며 “반려견 스케치는 관람객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의 가난 극복과 조국 근대화는 진정한 국민 통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라고 했다.
누나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취임 후 첫 휴가로 경남 거제의 섬 저도를 찾아 해변 모래사장에 나뭇가지로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자를 쓰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남겼다. 저도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국민에게 개방됐다. 박지만 회장은 “누나의 대통령 시절 사진 ‘저도의 추억’은 어머니가 숨진 뒤 쓰신 아버지의 시 제목”이라며 “어린 시절 가족 모두가 저도에서 보낸 휴가가 기억난다”고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상징 유품으로는 퉁소가 전시됐다. 앞서 노재헌 이사장은 지난 6월 4일 이 전시를 찾아 “아버지가 직접 부시던 오래된 퉁소”라며 “아버지가 7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음악을 좋아하시던 할아버지가 퉁소를 유품으로 남겨주셨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노재헌 이사장은 이날 “아버지는 노래를 잘하셨고 퉁소와 휘파람 솜씨에다 부대마다 노래(부대가)를 작곡하셨다”며 “멕시코 방문 때 환영식에서 ‘베사메무초’를 부르셨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이전에 음악 정상외교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당시 아버지를 모셨던 분들이 말하시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재임 중 88 서울 올림픽 개최와 북방외교의 집념은 국민 통합의 지평을 뚜렷이 확장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김현철 이사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징 유품인 조깅화를 보며 “새벽 조깅은 아버지에게 국정에 대한 절대 고독과 그리고 담대한 결심을 하는 일종의 집무 의식이었다”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 실명제를 선포한 그날 새벽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유훈처럼 강조하신 말씀이 ‘통합과 화합’이셨다. 그것은 민주화 이후, 자유 민주주의 성취 이후 우리 정치권에 던지는 주문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홍업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부부를 초청해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는 기념 사진을 보면서 “우리 역사에서 드문 사진”이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회고록에서 그 일을 ‘나는 국민들에게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들과 국정 경험을 나누면서 국난 극복의 지혜를 얻고자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역대 대통령들의 고뇌와 결단, 헌신과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만들어졌음을 확인, 기억하기 위해서”라며 “역동적인 현대사 속의 갈등과 대립을 후대의 대통령 가족들이 역사적 화해를 통해 극복하고, 새로운 통합과 전진의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만들자는 다짐의 만남”이라고 했다. 청와대 본관 세종실과 인왕실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 특별전은 지난 6월 1일 개막해 지금까지 23만명이 관람했다. 다음달 28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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