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괴롭힘…5인 미만 사업장은 '노동법 범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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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 일하던 중 대표가 '일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보인다'며 구두로 해고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물어보니 5인 미만이면 부당해고로도 다툴 수 없다고만 하는데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돼 화가 납니다."
실제로 직장갑질119가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 받은 이메일 제보 216건(중복집계) 가운데 해고·임금 등 생존권 관련 제보가 147건(68.0%)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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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중 대표가 '일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보인다'며 구두로 해고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물어보니 5인 미만이면 부당해고로도 다툴 수 없다고만 하는데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돼 화가 납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6월 이메일로 접수한 제보다. 서면 통지도 없이 해고당했지만 법적으로 부당해고가 아닌 이유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서다.
직장갑질119는 30일 '노동법 범법지대 5인 미만' 보고서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이 법의 사각지대를 넘어 범법지대가 됐다"며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실제로 직장갑질119가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 받은 이메일 제보 216건(중복집계) 가운데 해고·임금 등 생존권 관련 제보가 147건(68.0%)으로 가장 많았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대표되는 인격권 침해가 100건(46.2%)으로 뒤를 이었다. 근로계약서, 임금명세서 미교부, 4대 보험 미가입, 모성보호 위반, 직장 내 성희롱 등 현행법 위반은 44건(20.3%)으로 집계됐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한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대통령령에 따라 일부 조항만 해당한다. 부당해고 금지(23조 1항), 해고사유 서면통지(27조), 직장 내 괴롭힘 금지(76조의 2) 등 적용대상에서는 제외된다.
지난달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가운데 18.3%가 올 1월 이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중 같은 응답은 9.9%였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56.5%로, 300인 이상 사업장 41.9%보다 14.6%포인트 높았다.
휴일·연장 근로에 가산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56조와 연차 유급휴가를 규정한 60조도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직장갑질119는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근로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가입률은 40%대에 그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5인 미만 사업장 중 매출이 많고 법 준수 능력이 충분한 곳도 많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다변화하는 기업들의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를 상시 근로자 수로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근로기준법이 사실상 근로조건 차별의 기준이 됐는데도 정부여당은 영세 자영업자 부담을 핑계로 법 개정을 미루고만 있다"며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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