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서 폭염에 밭일하던 어르신 6명 사망…“온열질환 추정”

김현수 기자 2023. 7. 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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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쪽방촌에서 지난 2일 더위를 식히기 위한 인공 안개(쿨링포그)가 분사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경북에서 폭염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숨지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는 지난 29~30일간 온열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사례가 6건 접수됐다고 30일 밝혔다. 경북은 울릉도와 독도를 제외한 내륙 전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돼 있다.

이날 오후 2시9분쯤 경북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에서 80대 남성 A씨가 풀밭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같은날 오후 2시8분쯤 문경시 마성면에서는 90대 남성 B씨가 밭일하러 갔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발견 당시 체온이 높았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 농사일에 나섰던 고령층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9시58분쯤 경북 경산시 자인면 한 밭에서는 7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같은날 오후 5시8분쯤 문경시 영순면에서도 80대 여성이 밭일하던 중 쓰려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0도가 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보다 앞서 오후 4시7분쯤 김천시 농소면 한 과수원에서는 80대 여성이 불볕더위에 목숨을 잃었고, 오후 1시28분쯤 상주시 이안면에서도 참깨밭에서 수확하던 90대 어르신이 의식을 잃고 쓰려져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숨진 6명의 사인을 온열질환으로 분류했다. 최종 사인은 질병관리청에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한 뒤 결정된다. 온열질환은 폭염에 오랜 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열사병·열탈진·열실신·열부종·열경련 등의 질환이다.

청도와 경주에서도 지난 29일 각각 80대와 90대 여성이 밭에서 쓰러져 사망했으나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어지러움이나 두통 등 온열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한 뒤 몸을 식혀야 한다”며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자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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