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투자? 철수? 미중갈등에 엇갈리는 평가
- 중국 대신 신흥국 찾는 투자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글로벌 투자 기관의 중국 시장 투자를 놓고 중국 안팎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해외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지분을 일제 늘리고 있다고 홍보하는 반면 주요 외신은 미중 갈등에 반사이익을 보는 신흥국에 주목했다. 여전한 미중 관계의 냉각에 초점을 두는 방향이 서로 달라 평가도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상하이증권보, 증권상중국과 외신에 따르면 JP모건 자산운용의 ‘JP모건 펀드-차이나펀드’는 6월 말 현재 텐센트 홀딩스, 메이퇀, 알리바바, 넷이즈, 징둥, 핑안, 핀둬둬, 자오샹은행, 바이두 등의 주식을 주요 보유 종목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5월과 비교했을 때 바이두, 징둥, 핀둬둬, 메이퇀, 자오상은행, 텐센트 홀딩스 주식을 각각 100%, 11%, 9.02%, 8.31%, 4.63%, 3.69%를 추가했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기회펀드도 중국 비중은 늘렸다. 같은 기간 기준 메이퇀과 텐센트 홀딩스 비율을 13.34%, 20.83% 확대했다. 또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A주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중국 최대 바이주 제조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 주식 비율은 8.6% 추가했다.
슈뢰더 인베스트먼트의 플래그십 펀드는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닝더스다이(CATL) 포지션을 13.97% 증가시켰다.
쇼우얼잉신의 대표 중국 펀드인 중국성장펀드는 자오상은행, 멍니우그룹, 안타, 마이루이 의료, 후이촨기술 등의 주식을 각각 3.65%, 2.41%, 2.99%, 6.85%, 3.81% 더 보탰다.
슈뢰더 펀드의 저우윈첸 투자 매니저는 상하이증권보에 “많은 해외 거대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이 더 나은 투자시기를 맞이했다고 믿고 있다”면서 “올해 2분기 중국 주식 시장은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우호적인 정책 환경은 여전히 A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랙록 펀드의 리우원제 수석투자책임자도 “경제 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중국 기업의 두 자릿수 수익 성장 추세가 분명해졌다”며 “하반기 식음료, 내구재, 가전제품 등 경기회복과 관련된 범소비재 자산이 점차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블랙록의 싱크탱크는 중기 전망에서 중국 자산에 ‘비중 확대’ 등급을 부여했다.
중국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을 뜻하는 북향자금의 지난주 A주 순매수 금액은 345억600만위안(약 6조17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1월 13일 439억9700만위안, 1월 20일 485억1600만위안에 이어 3위 규모다.
지금까지 북향자금의 누적 순매수액은 2209억8900만위안(약 3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가 7월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북향자금 순매수 금액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증권상중국은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친성장 정책 방향이 중국 증시 강세의 주요 근거 중 하나”라며 “하반기 재고 사이클과 정책 변화가 성장 동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주요 외신은 미국·유럽의 글로벌 투자자들이 더딘 중국의 경기 회복세, 대규모 부양책 부재, 미중 갈등 고조 등을 이유로 중국 대신 신흥국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 지난 2·4분기 중국 투자에 주력하는 뮤추얼 펀드에서 6억7400만달러(약 8610억원)가 순유출된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뮤추얼펀드에는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가 순유입됐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아울러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 ETF’ 한 곳에만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인 1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고 전했다.
외신은 “이달 중순까지 12개월간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시장(중국 제외) 주식 매수액은 390억 달러(약 49조8000억원)”이라며 “이 자금 규모가 선강퉁·후강퉁 등을 통한 중국 본토 주식 매수액을 앞선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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