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페달에 발 올린 일본은행, 가속은 언제? [김경민의 도쿄 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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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이 7개월 만에 또 다시 미세 긴축에 나서면서 국제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BOJ는 초저금리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장단기 금리조작(YCC·수익률곡선제어) 정책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긴축에 나섰다.
BOJ가 쏘아올린 YCC, 출렁이는 시장 BOJ의 정책 조정에 일본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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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장기금리 1%까지 용인한 것'
日총재 "금융정책 정상화는 아니지만 유연화 통한 정책 지속"
채권 시장 출렁, "日투자자들 자국 채권 투자로 선회 가능성"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7개월 만에 또 다시 미세 긴축에 나서면서 국제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BOJ는 초저금리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장단기 금리조작(YCC·수익률곡선제어) 정책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긴축에 나섰다. 미·일 금리 격차로 인해 급격히 나타난 엔화 약세와 이로 인한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30일 BOJ에 따르면 BOJ는 지난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단기 금리를 -0.1%로 적용하고, 장기 금리의 기준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변동허용폭 ±0.5% 정도)로 유도하는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그러나 정책 핵심인 YCC를 '유연하게 운용하겠다'는 새 방침을 내놓았다.
당분간 정책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과 달리 BOJ가 갑작스럽게 약간 자세를 고쳐 앉으면서 시장에 유의미한 시그널을 준 것이다. 그 동안 BOJ는 장기 금리를 0.5% 수준 이하에서 억제해 왔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인상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BOJ는 기존에 0.5% 정도의 수익률(금리)로 진행되던 10년물 국채 매입은 "1%의 수익률로 실시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시장 장기 금리를 1%까지 용인하겠다는 의미'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 정책 자체의 변화는 아니지만 YCC 변동폭 확대→YCC 폐지→정책금리 인상으로 가는 긴축의 시작 단계로 해석된다.
BOJ가 정책 수정에 나선 배경은 고물가다. 지난 6월 일본의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제품 제외)는 전년동기대비 3.3% 상승했다. 일본 물가상승률은 1년 넘게 BOJ 목표 2%를 웃돌고 있다.
초완화 정책에 따른 엔저(엔화가치 약세)가 고물가를 부추겼다. 엔저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장기화하는 요인이 돼 왔다.
실제 이날 BOJ는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핵심CPI 상승률을 2.3%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도 포함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마이너스(-) 단기 금리정책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 기존의 금융완화 정책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조치가 금융완화 정책의 축소의 의미인 것이냐는 질문에 우에다 총재는 "금융정책 정상화를 묻는 것이라면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런 유연화를 통해 (완화) 정책의 지속성을 높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BOJ의 정책 조정에 일본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일본 장기 국채금리는 한때 0.575%까지 상승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BOJ가 본격적으로 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인 일본 투자자들이 자금을 뺄 것이란 우려에서다.
미국 경제 연착륙 신호에 약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매수하는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국채를 사들이는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닛케이는 "YCC 정책 수정에 따른 시장 충격이 세계로 퍼지면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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