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가족돌봄청년 전담지원기구 설치···돌봄 짐 덜고, 미래 설계 돕는다
서울시가 가족돌봄청년을 위한 전담 지원기구를 설치한다. 가족돌봄청년들이 가족 부양에 치여 생활의 어려움과 경제적 고충을 겪으면서도 외부 지원책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8월부터 마포구 서울시복지재단에 가족돌봄청년 지원 전담기구를 설치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곳에서 가족 돌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 설계 등 문제에 대해 맞춤형 지원책을 한번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며 장애나 신체·정신적 질병 등 문제를 가진 가족을 가정에서 부양하는 14~34세 청년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가족돌봄청년 지원 근거가 되는 조례를 제정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를 벌였다.
실태조사 결과 서울에는 가족돌봄청년 900명가량이 돌봄의 어려움과 생계 부담 등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데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중·고등학생 146명, 학교 밖 청소년 30명, 대학생 108명, 성인 616명 등이었다. 할머니를 돌보는 경우가 28%로 가장 많았으며 아버지와 어머니를 돌보는 경우가 각각 26%, 25%였다.
가족돌봄청년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부족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 중 외부 지원에 대해 ‘전혀 모름’(29%) 또는 ‘들어본 적 있지만 잘 모름’(47%)으로 응답한 비율이 76%나 됐다.
서울시는 이에 다음달 1일 가족돌봄청년 지원 전담기구를 열고 이들의 심리상태, 소득, 돌봄생활 실태 등을 상담한 뒤 필요한 정책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필요한 지원책이 제대로 제공됐는지 사후관리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 간병·생활 복지법인 등을 지원하고 교육청·동주민센터·병원 등과 협업해 도움이 필요한 가족돌봄청년을 발굴한다. 자치구 복지상담센터에서 가족돌봄청년이 발견되면 전담기구로 연계해 상담과 지원을 돕는 시스템이다. 가족돌봄청년 자조모임 등 고립을 해소하기 위한 교류 활동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를 3년마다 정기 실시할 계획이다.
지원이 필요한 서울 가족돌봄청년은 상담전화(02-6353-0336~9) 또는 서울시복지재단 누리집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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