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맞네…25만원이라던 목표가, 반년만에 60만원 ‘껑충’
비정상적인 주가 흐름에 대해 경고하기는 커녕 오히려 목표주가를 반년새 2배 넘게 끌어올리는 등 오히려 기름을 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새 발간된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기업분석보고서의 평균 목표주가는 61만6300원이었다.
지난 1월에 나온 이 회사 관련 리포트의 평균 목표주가는 24만8700원 수준이었다. 4월에는 39만8700원으로 뛰었고 이달 들어서는 55만9600원까지 뛰어올랐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지난 25일 두 곳의 증권사가 내놓은 67만원이다. 당일 이 회사 주가는 59만8000원이었다. 연초 대비로는 232.2%, 전월 대비로도 69.4%나 오른 상태였다.
이렇게 주가가 폭등한 상황에서도 상승여력이 있다며 ‘매수’를 부르짖었지만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26일부터 이틀간 큰 폭으로 빠진 뒤 28일 51만원에 마감했다.
시장 환경이나 기업 경쟁력의 변화에 따라 목표주가는 바뀔 수 있지만 이들 이차전지주는 목표주가 조정은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넘었다.
A증권사의 경우 원래 46만원이던 목표주가를 지난 18일 48만원으로 올렸다가 일주일 만에 6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B증권사도 지난 5월 목표주가를 41만원으로 제시했다가 불과 두달여 만에 목표주가를 67%나 끌어올렸다.
통상 애널리스트들이 기업가치를 추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이익 전망치다. 그런데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1월 3496억원에서 현재 2807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내년 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5760억원에서 5899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POSCO홀딩스도 마찬가지다. 이번주에 나온 POSCO홀딩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74만3000원이다. 이는 지난 1월에 나왔던 목표주가 40만6600원보다 82.73%나 높은 숫자다. 같은 기간 POSCO홀딩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1051억원에서 4조7014억원으로 8.5% 줄었다.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간의 격차를 괴리율이라고 부른다. 괴리율이 높아지면 해당 애널리스트의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에 괴리율을 낮추기 위해서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목표주가도 덩달아 끌어올리는 게 일반적인 행태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불과 7개월 만에 2~3배 오른 종목에 대해 계속 해서 “매수”를 외치는 것이 상식적이냐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소신을 담은 보고서를 내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의 45만원으로 유지하면서 투자의견을 ‘Hold(보유)’로 낮췄다. 이날 노 연구원의 목표주가 45만원은 전일 종가 54만2000원보다도 10만원 가량 더 낮은 것으로 사실상의 매도 의견이나 다름 없다.
같은 날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도 POSCO홀딩스의 전일 종가 64만2000원보다 크게 낮은 45만원의 목표주가를 내놨다. 이날 가장 높게 나온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 9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백 연구원은 “POSCO홀딩스의 정체성이 ‘철강주’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등으로 변모함에 따라 상향 요인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전통적 밸류에이션 방식이 시장 가치 변모를 설명하기 힘든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라면서 “이번 주가 랠리를 계기로 만성적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는 산업재 섹터에 새로운 가치평가 기준이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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