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토와 직접 충돌 원치 않지만,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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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직접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우크라이나가 공격 멈춰야 평화협상 가능해"━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나토 간 직접 충돌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항상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이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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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협정 중단 선언 후 흑해 항구 집중 공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직접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면서도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1년 넘게 이어진 전쟁이 끝나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지속적 공격 때문이라며 평화 협상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을 비행하는 미국 무인기(드론)를 훼손하는 등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충돌 우려가 고조됐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한때 미국 측의 주도로 이런 충돌을 막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한 바 있다"며 "관련 책임자들이 직접 소통하면서 어떤 위기 상황에도 협의할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와 대화를 거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의 계속된 공세가 휴전의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내놓은 평화 중재안을 "중국의 계획과 마찬가지로 평화를 탐색하기 위한 과정에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 전략적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왜 '정전'을 요구해야 하느냐"고 되물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전을 위한 평화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중단됐을 때 가능하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어지는 만큼 협상을 위한 정전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최근 크름대교를 손상한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군이 예방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약 19㎞의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다리로, 러시아가 2500억루블(약 3조500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2018년 5월 크름대교 개통식에서 푸틴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넜을 정도로 공을 들여 '푸틴의 자존심', '푸틴의 다리'로도 불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남부 전선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로 이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는 흑해 곡물수출 협정 탈퇴 후 거의 매일 우크라이나 항구를 공격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은 세계 식량 위기 우려를 잠재우고자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는데, 러시아는 협정 기한 만료일인 전날 연장 의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 여파로 국제 곡물 선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세계 식량 위기 우려가 다시 커졌다.
29일 우크라이나 관리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곡물 터미널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사령부의 나탈리아 후메니우크 대변인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2~3개월 내 (우크라이나) 항구가 하나도 남지 않을 수 있다. 그들(러시아)은 흑해를 지배하고 곡물(수출)을 독점하길 원한다"며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면 흑해 수출 항로가 열리더라도 곡물 운송에 필요한 인프라(사회기반시설)를 갖추지 못해 수출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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