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글로벌 1위 찍었지만…'킹더랜드'의 한계
"이준호·윤아 조합만으로 보기엔…"
유치하고 진부한 전개…시청률 주춤
'사내맞선'과 비교…흥행에도 아쉬움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JTBC 주말극 '킹더랜드'는 뻔한 K-로맨스물의 집약체다. 넷플릭스 TV 부문 글로벌 1위(영어·비영어권 통합)를 찍는 등 국내외 인기몰이 속 혹평도 적지 않다. 그룹 '2pm' 이준호와 '소녀시대' 임윤아 만남만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1회부터 진부하고 유치한 전개가 이어졌다. 재벌 2세와 가난한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는 거기서 거기라고 해도, 14년 전 방송한 ''꽃보다 남자'(2009)가 돌아왔나'라고 착각할 정도다. 총 16부작으로 13회까지 전파를 탔는데, 6회 시청률 1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은 뒤 9%대까지 떨어지며 주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재벌인 킹그룹 후계자 '구원'(이준호)과 직원 '천사랑'(임윤아)이 호텔리어들의 꿈인 VVIP 비즈니스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21년 'MBC 가요대제전'에서 함께 무대를 꾸민 뒤 두 사람의 조합을 원하는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줬다. 로코물은 연기자에 따라 작품 색깔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주인공 케미스트리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경쟁작인 SBS TV 금토극 '악귀'와 TV조선 주말극 '아씨두리안'에 비해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중간에 봐도 쉽게 이해하고 가족과 함께 편하게 볼 수 있지만, 1시간 내내 이준호와 임윤아 얼굴만 보고 만족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매회 익숙한 클리셰가 반복됐고, 정형화된 에피소드가 줄이어 캐릭터 매력이 반감됐다.
방송 초반 이준호는 '김과장'(2017) 속 '서율'이 겹쳐 보이며 같은 듯 다른 매력을 뽐냈다. 구원과 사랑은 티격태격하다 커플이 된 후 거의 매회 키스신을 선보였고, 시청자를 설레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준호는 제작발표회에서 "아는 맛이 진국"이라며 "다소 클리셰가 많지만 클래식하다. 요즘 느낌에 맞게 재해석하려고 노력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대사가 많은데, 방송을 보면 (기존 로코물과) 다른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킹더랜드는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신데렐라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결말도 충분히 예상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킹 받는(열 받는) 드라마라서 킹더랜드냐' '꽃보다 남자 아성에 도전하는 드라마' 등의 게시물이 쏟아진 배경이다.
킹더랜드는 최롬 작가 데뷔작이다. 최 작가는 17년간 서비스업종에 근무했을 뿐 아니라 호텔, 면세점, 항공사 전·현직 동료 이야기를 토대로 극본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의 클리셰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장면과 대사 자체가 너무 유치하고 오글거렸다. 8회 찜질방에서 사랑이 양머리를 하고 등장하고, 구원이 맥반석 계란을 처음 먹고 반하는 장면 등에서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7~8회에서 인도 출신 아누팜이 '구원'(이준호) 친구이자 바람둥이 아랍 왕자 '사미르'로 등장, 현지 문화를 왜곡해 제작진이 사과하기도 했다. 10회 킹더랜드 직원들이 태국으로 포상 휴가 가는 신은 관광 홍보 영상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태국 뜨라이수리 따이사라나꾼 정부 부대변인이 킹더랜드 인기에 "외국 드라마 촬영을 장려하겠다. 세금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끼쳤다.
지난해 SBS TV '사내맞선'이 K-로맨스 열풍에 불을 지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사내맞선 역시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이지만, 원작 웹툰·웹소설을 바탕으로 통통 튀는 캐릭터와 빠른 전개로 호평을 샀다. 클리셰 덩어리를 비틀어 만화적인 기법으로 연출해 차별화했다. 반면 킹더랜드는 조연들의 뻔한 연기도 실망감을 줬다. 구원 비서 '노상식'(안세하)과 사랑 절친 '오평화'(고원희) '강다을'(김가은)은 기존 로코물의 주변 캐릭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구원 누나인 킹호텔 상무 '구화란' 역의 김선영은 뮤지컬 무대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만큼 개성 강한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
애초 JTBC는 킹더랜드 극본을 보고 거절했지만, 이준호와 임윤아 캐스팅 후 편성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준호가 전작인 MBC TV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2021~2022)으로 흥행, 해외 팬덤이 탄탄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요즘 드라마는 제작비가 수백억원 드는 만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판매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 킹더랜드는 이미 수익 측면에서도 성공했지만, K-로맨스 한계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 관계자는 "요즘 드라마 시장이 위축 돼 주연 배우가 캐스팅 돼야 편성이 난다. OTT 관계자 입장에선 해외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로코물이나 해외 인기가 높은 배우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킹더랜드는 클리셰 덩어리지만, 해외 시청자에겐 신선하게 다가왔을 수 있다. K-로맨스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 등에서도 흥행하려면 좀 더 진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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