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공대 낙인' 한국에너지공대, 미래 돌파구는 있나
감사원 감사결과 조만간 나올 듯…통폐합설 확산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개교 2년차인 한국에너지공대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다. 이른바 '문재인 공대'로 낙인 찍힌 에너지공대의 미래는 그 누구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까지 내몰렸다.
일각에서는 타 대학과 합병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인재를 꿈꾸며 나주로 내려온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걱정과 불안이 팽배해 있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에너지공대는 국가균형발전과 에너지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설립이 논의됐지만 설립 진행 과정부터 찬반은 극명했다.
에너지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에너지공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찬성의견이 높았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반대가 극심했다.
당시 야당은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돈을 한전공대 설립에 투입하는 게 맞지 않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카이스트, 포스텍, 지스트 등 국내에 이공계 특성화대학이 넘쳐나는데 비슷한 특성화대학을 추가로 세우겠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는 반대논리를 펼쳐왔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에 역행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산하 공기업이 나서 대학을 추가 설립하는 건 정부정책의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비록 여야 합의로 특별법이 제정되고 지난해 3월 대학이 개교했지만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에너지공대가 세워졌다는 반대논리는 여전히 잠복해 있었다.
결국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정부의 전유물로 낙인찍힌 에너지공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이어졌다.
한전의 적자사태가 맞물리면서 한 해 평균 1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한전과 전력공기업으로부터 지원받는 에너지공대는 '적자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정부 압박에 한전 이사회는 올해 에너지공대 출연금 규모를 30% 줄이기로 했다. 금액으로 300억원에 이른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회서 지적한 에너지공대의 방만운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윤의준 에너지공대 총장에 대한 이사회 해임 건의, 비위 관련자 6명 징계, 주의·경고 83건, 5900만원 환수조치를 내렸다.
출연금 축소와 총장 해임 건의에 이어 감사원 감사결과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감사원은 2022년 11월 보수단체가 신청한 공익감사 청구의 일환으로 예비감사를 진행한 뒤 올해 3월부터 에너지공대에 대한 본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전과 산업부, 교육부, 나주시 등 4곳을 대상으로 당시 문재인 정부가 타당성 논란에도 에너지공대 설립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공대 안팎에서는 "특히 부지선정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특혜소지가 충분하다'는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 정부가 추진한 사업을 흠집내기 위한 '표적감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처럼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진행되면서 출범 2년차에 불과한 에너지공대의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래 글로벌 에너지 인재를 꿈꾸며 에너지공대에 입한한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걱정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이나 전남대 등 과학기술분야 대학과 통폐합해야 한다는 이야기나 일각에서는 폐교 이야기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폐교까진 아니더라도 원전 관련학과 신설·증설 등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춘 전문교육기관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학 측은 산업부에서 요구한 총장 해임건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했지만 정부와 발전공기업 소속 위원들이 포진한 이사회가 열리면 해임안 심의·의결이 유력한 만큼 윤 총장의 자진사퇴 관측이 높다는 전망이다.
때문에 감사나 출연금 축소 등으로 우회적으로 압박할 게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에너지공대 설립에 적극 앞장섰던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은 "에너지공대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며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윤석열 정부의 호남죽이기 정책이라 생각하고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어렵사리 마련한 에너지 백년대계와 광주·전남 에너지산업 혁신성장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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