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시기 놓쳐 하지 마비...대법 "병원 과실 따져야"

대학병원에서 검사까지 받은 뒤 수술 없이 돌아간 환자가 하반신 마비에 빠진 사건에서, 대학병원의 부실한 진료가 아닌지 다시 따져 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A 씨와 가족들이 B 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B 대학병원 전공의가 영상의학과 판독 없이 허리뼈 MRI 영상을 자체적으로 확인했고, 추가 검사도 하지 않았다며 최선의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4년 10월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B 대학병원을 찾았는데, 전공의는 MRI 검사를 한 뒤 척추관협착증과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했습니다.

전공의는 이어 자신이 3일 동안 휴일이고, 입원하더라도 수술 없이 치료한다고 설명했고, A 씨는 B 대학병원이 아닌 집 근처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A 씨는 통증이 심해지고 다리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 결국 하지 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A 씨와 가족들은 지난 2018년 전공의 부실 진료 탓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B 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1·2심은 보존적 치료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는 병원 측 주장을 받아들여 잇따라 전공의 과실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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