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③현직 교사 "학생에게 공부하라고 했더니···'아동 학대로 고소하겠어요'"
7월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2년 차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교사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경험이 부족한 '저년차 교사'뿐 아니라 경력이 20년이 넘는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교육 현장의 현실은 어떤지 대구의 현직 초등학교 교사 세 명에게서 차례로 들어봤습니다.
현직 교사
6학년 체육을 지도하고 있는데 강당에서 이렇게 대자로 뻗어서 활동을 할 수 없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팔을 좀 당기면서 일어서자고 하니까 자기 몸을 터치했다고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또 어떤 친구는 배구공으로 차서 친구를 다치게 하고 해서 그 친구에게 하지 말라고 했더니 체육 끝나고 나가면서 "***게 체육 한다"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고, 또 3학년 친구는 짝꿍을 발로 계속 차는 거예요. 그래서 발로 차지 말라고 했더니 화가 나서 책상을 밀쳐서 책상이 부서지고, 그리고 나와서 저를 꼬집고 한참 동안 팔을 비틀고 뒤로 해서 비틀고 학생들 앞에서 계속 한 5분 정도 계속 그러고 당하고 있었죠.그런데 제가 그 친구를 말리지 못한 게 그 친구를 제가 손을 붙잡고 하면 아동학대로 고소당할까 봐 그냥 계속 꼬집히고 있었어요. 그리고 학생들한테는 "얘들아, 이거 지켜보고 담임 선생님한테 얘기 좀 전해줘" 그 말밖에 할 수 없었어요.
Q. 24년차면 굉장히 오래 계셨잖아요. 그런 일이 있으면 좀 어떤 생각이 드나요?
사실 저는 부장도 많이 했고 경력도 꽤 되고 사실 나름대로는 베테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 이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선량한 다른 학생들을 보호할 수가 없는 거예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발로 차이는 친구를 제가 보호하려고 그 발로 차는 학생을 제지하려고 했을 때, 오히려 저한테 그런 수모라고 해야 하나요? 이렇게 폭행이 가해지고, 그렇게 되었을 때 제가 선량한 학생들을 더 이상 보호할 수 없고 수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무기력함, 교사로서의 자괴감이 굉장히 커서, 그래서 작년에는 정신과도 다녔고 그래서 그로 인해서 병가도 두 달 동안 냈었어요.
Q. 주변에 좀 그런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사례들이 좀 있어요?
사례가 많은데 선생님들이 사실은 이렇게 쉽게 얘기를 못 하고 이렇게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특히 담임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이렇게 저년차 선생님보다 10년, 20년 되시는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이런 소위 말하는 '금쪽이'라는 친구들이 교실에서 난동을 피우고 해도 제재를 할 수가 없잖아요? 이런 일이 있더라도 관리자한테 얘기할 수 없는 게, '경력이 그 정도나 되는데 학급을 관리를 잘 못 하냐' 주위에 그런 인식이 굉장히 강해요. 그래서 이거를 주위 동료 교사한테도 마찬가지, 동료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님한테도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기가 사실 쉽지 않은 구석입니다.
Q. 오래 계셨으니까 이전이랑 비교하면 요즘에 그런 사례가 좀 더 느는 것 같나요? 어떤가요?
굉장히 많이 늘었죠. 그러니까 그 아동학대 교육을 지속적으로 저희가 하고 있는데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이 아동학대라는 개념을 편파적으로 받아들여서 자기를 조금 힘들게 하면 아동학대라고 얘기를 하고, 심지어는 제가 부진 학생을 지도하기 전에 잠깐 남아서 공부하자고 했더니 "너 왜 나를 힘들게 하냐? 아동학대로 고소하겠어요" 이 말도 작년에 그런 말을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자기를 조금만 힘들게 하면 아동학대로 고소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Q. 학부모들한테 혹시 피해가 있으신가요?
저는 학부모 사례는 최근에 많이 없었습니다.
Q. 어떤 부분이 제일 많이 변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아동 학대라는 법이 생겼지 않습니까? 최근에 많이 공론화가 되었고 그게 학부모들도 마찬가지고 학생들에게도 많이 알려지다 보니까 자기에게 조금만 불편하면 아동 학대, 그러니까 그 학생이 다른 학생을 교실에서 수업을 방해를 하고, 그리고 교권을 침해하고, 이런 것과 상관없이 오로지 자기 학생, 해당 학생, 자기 자녀가 좀 불편하다. 이러면 부모님들도 아동 학대, 정서적 학대, 그리고 학생들도 선생님이 자기를 조금 힘들게 했다, 공부를 하라고 했는데 그거 가지고도 '아동학대로 고소하겠어요'라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오는데, 사실은 그 말은 일반 사람이 들으면 '애가 뭐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라고 하는데, 사실은 교실이라는 상황에서 많은 학생이 공부를 하다 보면 자기가 조금 불편할 수도 있고 같이 공부를 하다 보니까 힘든 일도 해야 하고, 그리고 서로 배려해야 하고 공감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자기만 그냥 편하겠죠, 편하겠다고 그냥 아동 학대라는 말을 남발하고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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