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대표 "스타트업도 기술보호 위한 지식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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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문제를 제기할 때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관심을 받을지 몰랐다. 국민의식이 많이 바뀌는 거 같다. 유튜브 영상이나 뉴스 댓글을 보면 저도 생각하지 못하는 지점을 얘기한다."
롯데헬스케어와 기술탈취 분쟁을 벌인 끝에 롯데의 사업 철수 결정을 도출한 건강관리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정지원(사진) 대표는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로 '국민 의식 향상'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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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헬스케어와 기술탈취 분쟁 끝 사업철수 결정 이끌어내
"지재권 및 기술탈취에 대한 성숙한 논의할 수 있는 시기 됐다"
대기업과 협력과정에서 필요한 얘기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협력 위축될까 우려도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처음에 문제를 제기할 때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관심을 받을지 몰랐다. 국민의식이 많이 바뀌는 거 같다. 유튜브 영상이나 뉴스 댓글을 보면 저도 생각하지 못하는 지점을 얘기한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 알고케어 사무실에서 만난 정 대표는 “그동안 기술분쟁 사례는 증거가 명확해도 관심을 못 받고 법적 싸움을 하다가 몇 년 뒤 손해배상을 받고 회사는 망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우리 사회도 지식재산권이나 기술탈취에 대해 성숙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알고케어는 개인 맞춤형 영양관리 기기를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으로 김앤장 변호사 출신의 정 대표가 2019년 11월 설립했다. 롯데헬스케어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자사의 제품(나스)과 유사한 제품(필키)을 출시하자 기술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롯데헬스케어는 해외 제품을 참고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다툼 중에 ‘국민의 힘’ 중재(6월)와 중소벤처기업부 기술분쟁 조정(7월)을 통해 최근 롯데헬스케의 관련 사업 철수라는 합의점에 이르렀다. 중기부는 앞서 알고케어 기술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지난 2월부터 민간전문가로 독립적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 조사 등을 벌여왔다.
정 대표는 “이번 사안이 자사와 롯데헬스케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례가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이나 투자가 지나치게 위축될까 우려했다.
정 대표는 “기술탈취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기업이 필요 이상으로 몸을 사리고 필요한 것 자체를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사실 부담이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스타트업은) 일단 협력관계를 시작하면 필요한 얘기를 필요한 시기에 해야 한다”며 “대기업과의 협력관계가 너무 중요하니 많은 스타트업이 할 얘기를 꺼리고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하자는 말조차 어려워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은 기술유출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사실상 자사 기술보호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다”며 “기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 벤처 창업자들도 해당 지식을 갖춰야 한다. 중기부의 대·중소기업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서는 참여 대기업에 대한 (기술보호) 교육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가치 없는 일에 두 기업이 저렇게 싸웠구나’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사업을 열심히 해서 회사를 성장시켔다”고 강조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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